Saturday, May 3, 2014

개 조심, 사람조심

개새끼내가 태어나 처음 내뱉은 욕이다.

등에 놓는 주삿바늘을 참지 못해 엄마, 아빠라는 말만 간신히 할 줄 알던 나이임에도 주사 놓는 의사를 향해 욕인지도 모르고 했던 말이다. 아마 내가 개한테 물리고 나서 이놈의 개새끼가.’라며 화가 나서 내뱉은 어른들의 말을 듣고 따라 했던 듯하다.   

아버지는 본인을 빼닮은 나를 무척 예뻐했다. 나를 번쩍 들어 올려 깎아도 금세 올라오는 수염이 수북한 뺨에 비벼대곤 하셨다. 아버지 수염이 내 뺨에 닿을 때마다 따가워 뒤로 발버둥 치며 아버지의 껄껄 웃는 소리를 듣곤 했다.

사랑을 독차지한 나에 대한 시기심 때문인지 집에서 키우던 개는 어른들이 잠시 한눈판 사이 잠자는 나를 으슥한 곳으로 물고 가 온몸을 만신창이로 만들어 놓았다. 아이가 없어진 것을 알고 찾아 개에게서 떼어 냈다니. 초상집이 따로 없었다. 화가 몹시 난 아버지에게 개는 어디론가 끌려가 사라졌다.

아직도 다리에 흔적이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개만 보면 살살 기듯이 걷는다. 아무리 개 주인이 우리 개는 물지 않는다. 착하다.’는 말을 해도 절대로 믿지 않는다. 개는 생각하는 동물이 아니기에 어느 때, 어디에서 달려들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기야 생각할 줄 아는 인간이 같은 인간에게 달려들어 성추행당했다는 뉴스도 종종 듣지 않는가!

개에 대한 끔찍한 기억을 달고 사는 내가 낳은 아이가 학교에 가다 물렸으니 개를 보면 뛰다가도 멈추라.’고 수 없이 타일렀건만 다 커서 물린 것이다.

세상에서 수많은 병을 고칠 수 있는 시대가 왔다지만 치료 불가능한 병이 광견병이란다. 다른 말로는 공수병으로 등의 액체를 삼키게 되면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고 심한 통증으로 전신 신경 근육 마비로 혼수상태에 빠지고 호흡 장애로 사망한다니.

개는 아이의 팔 세 군데를 물었다. 물린 곳마다 바로 주사(Rabbit)를 맞고 안심은 했지만, 병원 빌을 받고 날벼락을 맞은 듯 눈에 불똥이 튀기고 혼이 나갈 정도로 놀랐다. 삼만 불이 조금 넘는 병원 빌( bill)이 온 것이다. 그리고는 어찌 된 영문인지 만 불 넘는 빌로 줄여 다시 받았다. 물린 개 주인이 개에게 주사를 맞혔다며 연락처를 주긴 했지만, 우리도 확실히 하기 위해 맞았는데 이렇게 많이 나올 줄이야

자식처럼 개를 사랑하고 키우는 거야 누가 뭐라겠냐만 재롱떠는 개를 보며 즐거워할 일만은 아니다. 즐거움의 댓가 뒤에는 
뭔가가 어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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