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October 26, 2013

행콕은 이제 그만

차 문을 열자마자 스치는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강가로 내려가는 남편을 따라 나섰다

얕은 델라웨어 강 상류는 그야말로 명경지수다. 물속에서 바가지만 한 돌을 들추던 남편은 
"잡았다." 
굵직한 손가락 크기의 가제를 보여준다. 일급수에서만 산다는 가제다.

젊은 여자가 지나가다 
"하이, 이 동네 사람 아니지요?" 
물었다
"브루클린에서 왔는데요?" 
화들짝 놀라며 자기도 브루클린에서 왔다며 반가워했다. 그것도 같은 동네에서.
"작은 아파트에 세 들어 사는 것이 지쳐, 몇 년 전 이곳에 집을 사서 수리하러 주말마다 집 앞까지 연결된 기차를 타고 와요."
길에서 처음 만난 우리에게 자기 집을 보여줬다
"화가들이 서너 명 들어 오긴 했지만, 더 많은 사람이 몰려와 동네가 살아나길 바래요. 혹시 집 살 의향이 있으면 정보를 줄게요."
친절하게 e-메일을 보내왔다.

10여 년 전 늦여름, 델라웨어 강에서 카누를 타며 근처 숙소에 머물다 강의 시작은 과연 어디일까?’ 하는 호기심에 97번 도로를 따라 상류로 올라갔다. 저 멀리 산을 감싸고 낭떠러지 밑을 흐르던 강은 어느새 바로 옆을 스치듯 지나가다 다시 멀어졌다.

눈에 각인하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풍광에 정신 놓고 가다 멈춘 곳이 뉴욕 업스테이트 행콕(Hancock)이다. 산을 품은 강가 스산한 어둠이 깔린 로맨틱한 마을로 한때는, 블루스톤 (오래된 브루클린 인도에서 볼 수 있는 넓적한 판석)을 캐내어 번성했던 유서 깊은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대체 산업이 없는지 낙후된 모습으로 인적이 드물다. 뉴욕에서 3시간 넘게 가야 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강을 사이에 두고 다리 건너편 펜실베이니아 쪽 숲은 드라이브하기에 오싹할 정도로 우거졌다. 97번 도로를 가다 행콕 가까이 골프장 옆길로 빠져들면 차 한 데 간신히 굴러갈 만한 비포장 오솔길이 있다. 그 길을 끝까지 가면 행콕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다시 메인 스트릿으로 나온다. 한여름 울창한 숲 속 오솔길은 해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진한 녹음 천지다. 요즘 같은 가을날은 사방천지가 만산홍엽으로 길옆 외롭게 흐르는 냇물이 우리를 기다릴듯한 연민에 찾아가곤 했다.

그렇게 헤매던 어느 날, 강으로 바로 연결된 집이 매물로 나왔다. 주인이 직접 판다는 집 앞 팻말에 적혀진 이름이 낯설지 않은 폴란드 이름이다. 아니나 다를까 옐로북을 뒤져보니 폴란드인이 많은 우리 동네에 사는 사람이 내놓은 집이었다
"어떻게 그곳 멀리까지 가서 자기 집을 찾아 전화했어요?
놀랬다. 행콕과의 만남은 이렇게 브루클린 그린포인트와 길고 가느다란 거미줄 같은 인연이기도 했다.

행콕은 예전보다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보슬비 내리는 풍경 속의 쓸쓸하고 적막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처음 그곳에 갔던 날 브루클린 이웃에 산다며 반갑게 맞아줬던 그녀의 집은 때 묻은 붉은 벽돌을 간직한 채 여기저기 떼어낸 창문이 너부러져 있는 것이 아직도 수리가 진행 중이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강물이 단풍든 붉은 산을 가득 담아 호수처럼 멈춘 듯 소리 없이 흘렀다. 단풍이 떨어지고 서리가 내리며 겨울이 오겠지. 하얀 눈 속에 묻힌 마을이 왜 그리 외롭고 차가운 모습으로 가슴에 새겨질까?
나 이제 더는 이곳에 안 올래. 너무 멀어.” 

Friday, October 25, 2013

No more Hancock

As soon as I opened the door of the car, I followed my husband down to the river, adjusting collar in the cold wind.

The upper reaches of the shallow Delaware River are simply a calmness and tranquility. My husband, who was picking up a stone, said, "I caught it," showing a thick finger-sized gauze. It lives only in the first-class water.

A young woman passed by and asked, "You're not from this town?" "I'm from Greenpoint, Brooklyn." She said in a fit of amazement, "I'm from the same neighborhood.

"She's tired of living a small apartment, so she bought a house here a few years ago. She takes a train to come and repair it every weekend. The artists came in three or four, but more people would come in and hope that the neighborhood would survive. If you're willing to buy a house, I'll give you some information." she kindly said and showing us her home.

In late summer more than a decade ago, while staying at a nearby lodging while canoeing on the Delaware River, I climbed up the road up the 97th in curiosity about "Where is the beginning of the river? The river, which had surrounded the mountain and flowed beneath the cliff, passed by like a bolt right next to me, and then drifted away again.

It was Hancock in Upstate, New York that stopped after being distracted by the beautiful scenery. A romantic town with a bleak dark side of the mountain, once a historic place that flourished by digging out Bluestone. Now, however, it is rare for people to look backward as there are no alternative industries. It's also a place where I have to go for more than three hours from New York.

With the river between, the forest on the other side of the bridge in Pennsylvania was chilling. There is an unpaved trail that can barely drive a car when slip into the side road of a golf course near Hancock on Route 97. If go all the way to the end of the road, it will take a turn around Hancock Village and come back to Main Street. In midsummer, the trail in the dense forest is a deep recording paradise where no sun can be seen. The whole mountain is red in autumn days like these days. We used to visit the lonely stream beside the road as if it were waiting for us.

One day when I was wandering there, a house directly connected to the river came up for sale. The name on the sign in front of the house where the owner sells it himself is familiar with. Sure enough, I searched the Yellow Book and found out that a person living in my neighborhood, where there are many Poland people, put out the house. "How did you go so far there and find my own house and call me?" he said. The meeting with Hancock was also a long, slender web-like relationship with Greenpoint, Brooklyn

Hancock, though a little better than the past, still retains the lonesome, desolate side of the drizzly landscape. The river with a clear bottom was filled with red mountains with colored leaves and flowed silently like a lake. Fall colors fall, frost falls and winter comes. Will the village buried in the white snow be engraved on my chest with a cold look?

"I'm not coming here anymore. It's too far."

Saturday, October 19, 2013

물의 순리

어릴 적 나도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새처럼 날고 싶었다. 물 위에 누워 하늘을 보고 두 팔로 물을 저으면 나르는 것이 아닐까? 착각하며.

물에 뜨기란 좀처럼 쉽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수영 잘하는 지인에게 
"가장 깊은 곳에서 뛰어내릴 테니 빠지거든 건져줘요."
말하고는 물속으로 뛰어내렸다

물에 빠져도 살 수 있다.’ 는 엉뚱함이 나를 물 위에 뜨게 했는지도 모른다. 10 동안 동네 수영장에 누워 천장 스카이뷰를 보며 하늘을 나는 듯 물을 저었다.

그날은 보통 날과는 전혀 다른 날이었다. 탈의실로 들어가며 수영장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에 커튼이 쳐져 안이 보이지 않았다. 전에 없던 일이다. 옷을 갈아입으려고 락커를 열다 깜짝 놀라 기절할뻔했다. 블론드 가발이 잘린 목처럼 떡하니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락커마다 여자 가발이 나를 노려보듯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수영장 안에 남자들이 전혀 없었다. 여자들만이 수영복이 아닌 온몸을 가린 긴 치마를 입고 물에 둥둥 떠다녔다. (치마가 부풀어 여기저기 공처럼 떠다니는). 모두의 시선이 유일하게 수영복 입은 작은 아시안인 나에게 모였다전혀 평상시와는 다른 수영장 안 풍경에 몹시 당황했다. 어찌 된 영문인지를 파악하려고 슬슬 수영하며 왔다 갔다 살폈다. 두부처럼 허연 여자가 다가왔다.  
“Do you need a job?”
아니, 이건 또 뭐야? 물속에서 일자리가 필요하냐고 묻다니. 당황하며 머뭇거리다 
“What job?” 
“Cleaning job.” 
잠시 머뭇거리다가 바삐 머리 회전을 시켜 돌아가는 정황을 파악하고 정리해보니 쥬이시 아줌마가 자기 집 청소를 하지 않겠느냐.’는 소리다. 이쯤 되면 나도 
“I need a cleaning lady too.(나도 청소하는 사람을 구한다.)”
웃는 얼굴로 받아넘겼다. 두부에 고추장을 휙 뿌린 듯 홍조 띤 언짢은 얼굴로 씩씩거리며 같은 무리에게 둥둥 떠 가더니 나를 힐금힐금 쳐다보며 수군거렸다.

물을 뚝뚝 흘리며 프런트 데스크에 가서 알아봤다. 매주 수요일 아침 서너 시간은 하시딕 쥬이시(Hasidic Jewish) 여자들을 위한 스케쥴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저희 모습과 다른 아시안과 함께 물속에 몸을 담고 싶든지 말든지 나는 물 위에 누워 팔을 저으며 생각에 빠졌다.
"어차피 뒤죽박죽 뒤섞여 사는 뉴욕, 그들 눈에 나 또한 낯선 모습이 아닐 텐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나를 몰아내고 싶을까?"
서운함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이웃 쥬이시 아줌마들의 사는 방법과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드리니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발버둥 치는 나를 버리고 물살을 살살 어루만지며 물의 순리에 따르면 물속에서 살아남는다. 아집을 부리며 물을 역행하면 허우적거리다 죽을 수밖에. 

Friday, October 18, 2013

The rationality of water

As a child, I wanted to fly like any other child. If I lie on the water and look up at the sky and stir it with arms, wouldn't I be flying? Under the illusion of doing.

Floating comfortably in the water was not easy. "I'll jump to the deepest, so you can save me," I asked an acquaintance who was good at swimming.

'I can live even if I fall in the water' may have made float me on the water. For ten years, I lie on the water of a local swimming pool and watched the ceiling sky view and stirred the water as if flying in the sky.

That day was a totally different day than usual. The window in which I could peek into the pool drew curtains. It has never been before.  I opened the locker to change my clothes. I almost fainted. Isn't the Blond wig holding out like a severed neck? Most every rocker had a female wig staring at me.

Come to think of it, there were no men in the pool. Only women were floating in the water in long skirts covering their entire bodies, not swimsuits. Everyone's eyes gathered on me, the only small Asian in a swimsuit.

I was very embarrassed by the unusual view of the pool. I slowly swam back and forth to figure out what happened. Like a tofu a white approached me. "Do you need a job?" What the hell is this? I hesitated in embarrassment and asked, "What job?" She answered "Cleaning job."

After hesitating for a moment to find out what was going on, and "I need a cleaning lady too," I said with a smile. As if tossed with red pepper paste on the tofu, her red-faced swam away to the same group, then they glimpsed and chat at me.

When I checked at the front desk, I found that every Wednesday morning three or four hours were changed into a schedule for the women of Hasidic Jewish. I didn't care whether or not Juicy women wanted to swim in the water with me, I fell in thought, lying on the water and shaking my arms.

New York, where all races are mixed up, they wouldn't be unfamiliar to me, thought would they want to drive me out like this? However, understanding and accepting the culture of the neighboring Jewish women was not a bad thing.

If I do not struggle and gently touch the water according to the rationality of the water, I survive in the water. If I go against the water, I can't help but die.

Saturday, October 12, 2013

208번 도로를 달려가면

NJ- 4W를 타고 가다 208번 도로를 만나면 갑자기 차가 미끄러지듯 달린다. 라디오의 볼륨을 한껏 올리고 매끄러운 도로를 신 나게 달려가면 60여 종류의 허브가 심어진 작은 동산에 도달한다.

푸른색 보우 타이를 맨 장난기 넘치는 바깥주인인 정원사가 허브 한 잎 한 잎을 따서 주며 효능을 일일이 설명했다향기로운 허브향에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돼지고기숙주찜, 해물쟁반국수, 허브꽃밥, 냉두부, 고추기름소스해물냉채, 생강소스참치회, 새싹탕평채, 아스파라거스 Vinaigrette, 모듬수육, 우족편, 오이소박이로 정성껏 차려진 식탁이 우리를 기다렸다.

우아하게 어깨선을 드러낸 검은 드레스를 입은 안 주인의 피아노 연주를 시작으로 15명의 연주자와 관객이 한 무대에 선 듯 아늑한 분위기에 너나 할 것 없이 하나가 되었다. 일 년에 한 번 음악인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초대하는 와이코프 홈 콘서트.

20여 년 전에 끝난 인연이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졌으니! 나는 이 부부를 따로따로 알게 됐다. 남편은 나의 보스로 와이프는 북클럽 친구로 지내다 우연히 지인의 오프닝에서 두 사람이 부부라는 사실을 알았다.

오래전 남편이 대학에서 강의한다며 서울로 떠나고 나는 유치원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 아이 둘을 데리고 학군이 좋다는 북부 뉴저지로 이사 갔었다. 홈 콘서트를 주체하는 분이 바로 그 당시 내가 다니던 직장의 보스 그리고 여직원으로 만난 것이다.

미국에서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이라며 경험도 없고 나이도 많은 나를 채용했다. ‘역시 뭔가 쫌 다른 사람’. 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일 년 후 한국생활에 녹다운된 남편의 귀국으로 예전에 살던 브루클린으로 돌아와 끝난 인연인 줄 알았는데 부인을 만나 벌써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홈 콘서트에 초대받게 될 줄이야.

그곳에서 연주했던 한 분과 함께 돌아오는 차 안에서 
예술가로 뉴욕에서 살아가기 힘들지요?”
남편의 질문에 
"파트타임으로 음악과 거리가 먼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 해요."
씁쓸한 대화를 나눴다. 그나마 이렇게 예술가를 초대해 용기와 위로를 주는 분이 있어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에 우리는 모두 감사했다.

연주회가 끝난 후 초대받은 사람들의 손에 올해 처음 수학한 허브 티 백 (Herb tea bag)까지 들려줬으니.
"돈을 벌면 이렇게 멋지게 쓰며 살아야 해."
남편이 한마디 했다. 돈으로만은 할 수 없는 두 분의 성의와 정성 그리고 희생,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사랑과 노력이 가슴을 울렸다.

"화창한 초가을 저녁 파티에 오는 하객들을 위해 새로 부드럽게 아스팔트까지 깔아 놓은 정성에 감복했어요."
나이 지긋한 색소폰 연주자의 능청스런 농에 모두 웃음꽃이 핀 그곳으로, 또다시 208번 도로를 달려가고 싶다.

Friday, October 11, 2013

If drive down road 208

When I meet Route 208 on the 4W in NJ, my car suddenly glides. Raise the volume of the radio to the full and run briskly along a smooth road, will reach a small garden with some 60 kinds of herbs planted.

The gardener, a playful owner with a blue bow tie, gave the guests leaves of herbs and explained its efficacy. The fragrance of herb makes my mind and body relaxed.

That's not all. A table fully prepared with seafood noodle, herb flower rice,, cold tofu, hot pepper oil sauce seafood, ginger sauce tuna, tangpyongchae,, asparagus Vinaigrette, assorted Boiled Meat Slices, beef cattle side and cucumber kimchi were prepared for us.

Starting with the hostess's piano performance in a graceful, shoulder-line black dress, the 15 performers and audiences became one in a cozy atmosphere. It is a 'Waikhov Home Concert' that invites musicians and music lovers once a year.

The relationship that ended more than 20 years ago led to another meeting! I got to know this couple separately who host the Waikhov Home Concert. The husband was my boss and the wife is a book club friend. I accidentally found out that they were a couple at my acquaintance's opening.

A long time ago, my husband left for Seoul to teach in college, and I moved to northern New Jersey where I liked the school district with my kindergarten and first graders sons. I met him as my boss of the workplace at that time.

Age is just a number," he said, hiring me who was inexperienced and elderly. I thought it was a relationship that ended, after returning to Brooklyn, where I used to live with my husband who returned from Korea, but I met his wife in a book club. And so I was invited to his home concert. After the concert, each invited people got herb tea bag too.

We came by car with a person who played there., "Is it hard to live in New York as an artist?" When my husband asked him, "I make a living by working part-time, far from music." he replied. We thanked the Waikhov Home Concert couple for inviting the artist to spend a good day.

'If make money, have to live like this nicely,' we said. Two people's sincerity, devotion, sacrifice, invisible love and effort that could not be expressed in words rang our mind. I'd like to run back to Route 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