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November 30, 2019

하얀의자 검은의자 빨간의자

하얀 의자에 단정한 여자가 바닥을 내려다보고 앉아 있다. 아는 여자다. 반가웠다.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나 그녀는 깊은 생각에 빠졌는지 쳐다보지 않는다. 또 불렀다. 흘끔 나를 보더니 부리나케 입구 쪽에 있는 검은 의자로 옮겨 앉는다. 나는 다시 그녀가 옮겨 앉은 의자 쪽으로 갔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룸을 나갔다. 왜 저러지? 당황해 그 자리에 멍청히 서 있다가 그녀가 버리고 간 검은 의자에 앉았다.

그녀는 나를 멀리하고 있다. 순간, 그녀와의 관계가 나 혼자만의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와 친해지려고 그동안 했던 내 행동과 말들이 떠올랐다. 기분이 나쁜 것도 잠시 오히려 속이 후련하다. 더는 그녀와 아무런 상관이 없게 됐다는 것이 왜 이리 자유로울까? 그녀의 거부가 내 시간과 에너지를 세이브해 줬다. 버릴 것은 버리고 정리정돈을 해줘 고맙기까지 하다. 갑자기 그녀가 없는 횅한 주변을 둘러보는 나는 미소를 짓고 있다.

아무도 없는 룸을 나와 옆 룸으로 갔다. 내가 아는 여자가 하트 모양의 빨간 의자에 앉아있다. 내가 싫어하는 여자다. 그녀는 나를 보더니 반가운 표정을 짓는다. 나를 만나고 싶어 기다리고 있었단다. 언젠가 나는 그녀와 마주치고 싶지 않은 이유까지 들어가며 이야기한 기억이 난다. 자기를 거부하는 나를 기다리는 심리는 무엇일까? 네가 아무리 나를 싫어해도 나는 나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인가? 아니면 너는 못됐어도 나는 워낙 관대한 사람이기 때문에 너를 용서한다인가? ‘제발 나를 용서하지 마세요. 싫다는데 왜 나에게 자비심을 베푸시며 염화시중의 미소를 짓냐고요. 제발 나를 붙잡지 말고 다른 좋은 사람들에게 자비 베풀며 사랑받으세요. 나도 너 싫어. 하고 떠나라고요.’ 외치다 꿈에서 깨어났다.

한밤중에 깨어나 꿈 이야기를 쓰며 피식피식 웃고 있다.

골치 아픈 철학적인 모임도 고상한 우아한 모임도 싫다. 그저 재미있는 웃고 떠드는 부담 없는 모임이 좋다. 철학적 용어를 늘어놓는 지식을 논하는 모임은 이 나이에 정신만 혼란하게 할 뿐 굳이 기억해서 말하고 쉽지도 않다. 고상하고 우아한 모임도 불편하다. 장단을 맞추기에는 전혀 그런 쪽으로 외모나 말본새 그리고 성질이 받쳐주지 못한다.

내가 그나마 조금 떠들 줄 아는 것은 평범한 일상에서 부딪치는 농담조 이야기다. 그것도 상대가 받아쳐 주지 못해 혼자 웃다 얼빠진 년처럼 끝날 때가 대부분이다. 도가 지나쳐 상대에게 상처를 줄 때도 있다. 그런 사람에겐 미안하다. 다음엔 조심해야지 하면서도 되풀이된다. 술이나 홀짝거리며 어쩌다 운 좋게 만난 웃기는 사람과 함께하는 날은 기분이 좋다. 그런 날 내 몸은 엔도르핀이 돌고 스트레스가 확 풀려 몸이 가벼워진다.

세상은 변했는데 내가 아직도 주책스럽게 예전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것인지? 아니면 요즈음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너무 점잖아 설까? 헷갈린다.

White chair black chair red chair

A neat woman was sitting on a white chair looking down at the floor. It was nice seeing her. I approached her by calling her name. But she didn't look at me to see if she's lost in deep thought. Called her name again She glanced at me once and moved to a black chair at the entrance. I followed her. Suddenly, she jumped up and left the room. What's wrong with her? I stood there in bewilderment, and then sat on the black chair she had left behind.

She's keeping me away. At the moment, I realized that my relationship with her was an illusion of my own. I remember my actions and words that I had been trying to get to know her. I feel bad for a while, but it soon became rather relieved. Why is it so free to have nothing to do with her anymore? Her refusal saved my time and energy. She throw away what I have to throw away and thank her for tidying up for me I'm smiling as I look space that without her.

I left the room where white chair was and went to the next room. A woman I know is sitting on a red chair shaped like a heart. She's the woman I hate. She looked at me with big smile. She was waiting to see me. I remember one day talking about why I didn't want to bump into her. What's the psychology of waiting for me? No matter how much you hate me, I'll do what I want to do. Or forgive you because I am so generous even if you are not? 'Please don't forgive me. Why do you show me mercy and smile? Please don't hold on to me and be loved by other good people. Say I don't like you either and go and leave me alone." I woke up from my dream with a cry of.

I wakes up in the middle of the night and smiles as I writes my dream story.

I hate troublesome philosophical gatherings and noble graceful gatherings. It's good to have a fun, casual meeting. Meetings discussing knowledge in philosophical terms only confuse my mind at this age, but are hard to remember and speak. Classy and elegant meetings are also uncomfortable. That's the way I looks, speech, and temper is not supported at all.

What I can talk about a little bit is a joke story in everyday life. Most of the time it ends like a stupid who laugh alone because my partner couldn't accept it. Sometimes, I go too far and hurt opponents. I'm sorry for such a person. Next time, I have to be careful, but it repeats itself. I feel good when I'm with a funny person who happens to meet by sipping alcohol. On such a day, endorphins are secreted and stress releases, making my body lighter.

The world has changed, but I'm still talking and acting like I used to be? Or are the people I am meeting these days too decent? I'm confused.

Friday, November 15, 2019

자린고비의 고백

아이들과 함께 여행 할 수 있을 기회가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있을까? 아이들이 결혼하면 그들 와이프에게 미련 없이 자리를 내주고 그들의 삶에 끼어들고 싶지 않아서다. 그러나 남편과 둘이 다닐 때 보다 비용이 엄청 많이 든다. 비용은 전부 우리가 부담한다.

일단 나는 여행지에서 호텔 위치에 중점을 둔다. 걸어서 구경하다 피곤하면 호텔로 돌아와 쉬다 다시 나가 걸을 수 있고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곳을 선호한다. 그리고 청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밥맛이 떨어지고 신경 쓰여서 지친다. 쇼핑은 전혀 하지 않지만, 나 때문에 호텔 비용이 많이 나간다.

남편은 후지고 깨끗한 것은 눈에 들어 오지 않고 오직 좋은 식당에서 먹기를 원한다. 고기를 먹지 못하기 때문에 해산물 위주로 주문한다. 식사 중에 서너 잔의 맥주를 마시거나 와인 한 병을 주문한다. 나는 배가 약간 고파야 속이 편하고 몸이 가벼워서 먹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그런데 아이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서인지 꼭 에피타이저와 메인디쉬를 주문하고 점심에는 주스 저녁에는 알코올 한잔 정도를 시킨다. 호텔로 오는 길에는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골고루 맛보고 싶다며 우리 것까지 에피타이저를 서너 개를 시키기도 한다. 주류 외에 우리 부부가 대부분 건너뛰는 것들에 비용이 많이 나간다.

아이와 남편은 걷다가 피곤하면 우버를 타고 기차도 일등석만 타려고 한다. 그러지 말라고 말도 못 하고 속으로 부글거리면서 점잖게 참는 내 속을 그 누가 알랴! 새로운 곳을 갈 때마다 도시 내에 고색창연한 옛 공동묘지를 방문할 때면 죽으면 이렇게 땅으로 돌아가는데 가져갈 것도 아니고 그래 쓰자. .’ 하며 다짐하고 마음을 푼다. 여행지에서 돈 때문에 아이와 남편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보다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다 해주자고 마음먹었다가도 다시 깜박 갔다가 돌아오고를 반복한다. 나는 가끔은 공동묘지에 들어갔다가 나와야 정신이 번쩍 들어 제자리를 찾는 체질로 굳어졌나 보다.

그동안 아끼며 살다 보니 쓰는 것에 습관이 되지 않아서라며 남편은 써 버릇해야 한다며 옆에서 부추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행히 아이들과 우리 부부는 문화적, 예술적인 면은 아주 잘 통해서 서로 보고 싶고 가고 싶은 곳은 같다.

당장이라도 결혼한다면 아이들과의 시간을 함께할 수 없다. 시부모가 여행비용을 된다고 해도 어느 며느리가 함께 여행하고 싶어 할까? 특히 새로운 도시의 속살을 후벼파듯 뒷골목 누비기를 좋아하는 우리와는 달리 오직 쇼핑에만 환장하는 며느리와 여행 한다는 상상만 해도 피곤하다.

Confession of a miser

How many more chances will there be to travel with my sons? After they get married, I don't want to get involved in their lives. However, we spend much more money than when my husband and I travel. We pay all costs.

First of all, I focus on hotel location in the travel destination. If I am tired from walking, I prefer a place where I can take a rest and walk again and where I can eat breakfast. And it has to be clean. Otherwise, I lose my appetite and get tired of being so dirty. I don't shop at all, but my hotel costs a lot.

My husband doesn't care about anything clean. He only wants to eat in a good restaurant. He orders seafood mainly because he doesn't like to eat meat. Drink two or three glasses of beer or order a bottle of wine during a meal. I'm not interested in eating because I feel comfortable and light-body after eating a little.

However, I don't know if my son was born and raised in the United States, he must order an appetizer and a main dish, and have juice for lunch and a glass of alcohol for dinner. Also he eats ice cream on the way to the hotel. He even orders an appetizer for us, saying he wants to taste it evenly.

When the son and husband are tired while walking, they try to ride Uber and take the first class train. Who knows what's inside of me that I can't tell them not to do it? Every time we go to a new place, we visit the old cemetery in the city. When I die, I can't take money to the tomb. 'Let's spend money.' Instead of hurting the feelings of son and husbands because of money, I decide to do everything they want, but then come back. I guess I have to visit the cemetery sometimes to find myself feel comfortable.

"Since you've been living as a miser, it is not a habit to use money," my husband said, urging me to use money. It's not wrong. Fortunately, the sons and our couple are well connected both culturally and artistically. So the place we want to see and go is the same.

If they get married, we can't spend time with them. Even if in-laws pay for the trips, which daughter-in-law would want to travel with us? In particular, unlike us who like to wander around the back streets, it is tiring to imagine traveling with our daughter-in-law, who only loves shopping.

When we have the chance, I have to unwind the pocket money I've been grabbing, and travel together and enjoy the style they want. However, it's not that easy for this miser.

Saturday, November 2, 2019

사랑방 손님과 생선

시댁 식구들은 가자미를 무척 좋아한다. 시어머니는 가자미를 박스째 사다가 손질해서 가자미식해를 담그고 그물망에 말려서 구워 먹고 조려 드신다가득이나 말이 없는 시집 식구들이 가자미를 먹을 때는 더욱더 조용하다. “생선은 맛이 살짝 가려고 할 때가 가장  맛있다.”고 시어머니의 말씀이 조용한 분위기를 깬다.

동서 부부가 보름 예정으로 LA에서 왔다. 왠만해서 누가 온다고 하면 받아주기를 꺼린다. 남편은 무조건 NO. 하지만 동서 부부만은 예외다. 사흘이 지나도 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동서는 나보다 다섯 살 아래 1.5세다. 시동생은 집안에서 가장 상냥하고 손재주가 많다. 고칠 것이 있나 없나 집안을 둘러보고 홈디포를 들락거리며 고쳐준다. 고치다 모르는 것은 동서와 함께 유튜브를 들여다보면서 실링 펜도 달아주고 전기, 가전제품 그리고 물 새는 수도꼭지도 손봐준다. 중간중간 내가 힘들까 봐 워싱턴도 나이아가라도 다녀왔다.

영어를 잘하니 알아서들 잘 쏘다니다 저녁 찬거리를 사 와서 저녁도 차린다. 아침에 산책하고 돌아오면 커피도 끓여 놓고 우리는 각자 알아서 먹고 싶은 것을 먹는다. 설거지도 동서 부부가 한다. 샤워하고는 화장실도 깨끗이 치운다. 전혀 나를 귀찮게 하지 않았다.

동서는 직장다니며  LA에 사는 시집의 경조사를 다 한다. 지금까지 형님인 나에게 거들지 않냐고 한 번도 불평 불만한 적이 없다. 그저 자기 일만 묵묵히 한다. 동서는 항상 상대편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한다. 타고나길 착하게 태어났고 개성이 고향인 친정엄마 교육을 잘 받은 듯하다. 음식 솜씨도 끝내준다. 남편은 옆에서 대한민국에서 개성 여자가 최고라며 띄운다. 무엇보다도 더 마음에 드는 것은 부부 사이가 무척 좋다. 사이 나쁜 커풀들과 함께 있으면 세시간만 지나면 냄새가 솔솔 올라온다. 나 스스로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싫어하는 나는 일단 상대를 배려하는 자세 그리고 상대가 할 수 없는 것을 해주고 공치사하지 않는 착한 사람에게는 나도 모르게 착해진다. 그러나 상대가 뭘 원하는지는 배려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어서 잘해주고 본인이 착한 사람인 듯 유난 떠는 사람은 무시한다.

친정은 서울에 있어 나를 귀찮게 하지 않는다. 나는 화가 남편 모시고 힘들게 살았다고 시댁은 신경 쓰지 않는다. 잘해주고 공치사하는, 본인이 착하다고 착각하는 사람은 상대하지 않는다. 우리 동서처럼 자기 일만 묵묵히 하고 나를 귀찮게 하지 않는 사람에게만 잘하면 된다. 사흘만 지나면 냄새 풍기는 사람은 우리 와이프 건드리지 마.’라며 남편이 알아서 다 차단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복이 많은 인간이다. Thank G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