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26, 2016

손에 장 지진다던 그녀

지금쯤 손에 장을 지지고 계실까?” 
아무려면, 자기가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조차도 잊고 살겠지.” 
남편과 저녁상에서 주고받은 대화 때문일까?

언니가 내가 아는 사람을 만났다고 나에게 이야기했다
누구야?” 
교회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이야. , 그분도 너처럼 그림 공부를 했다던데.” 
이름이 뭐야?” 
김 아무개라고. 아니?” 
인상착의를 자세히 듣고 보니 내가 아는, 그것도 만나서 한마디 하고 싶은 사람이다
언니, 그 사람에게 전화해서 나좀 바꿔줘요. 할 말이 있어요.” 
언니는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바꿔줬다.
저 기억하세요. 아무개 와이프 이수임인데 손에 장을 지지고 계시는지 궁금해서 전화했어요?” 
손에 장을?” 
저희 부부가 이혼하지 않고 잘 살면 손에 장을 지진다고 장담했잖아요.” 
갑작스러운 전화, 게다가 황당한 질문에 놀라 어이없어하는 그녀에게 곰곰이 잘 생각해 보라고는 잽싸게 전화를 끊었다. 현실이었다면 어땠을까? 아쉽게도 간밤의 꿈이었다.

현실에서의 그녀는 30여 년전 이맘 때, 새벽 7시에 전화해서 지금의 남편과의 결혼 불가론을 갖가지 이유를 대가며 두 시간이나 장황하게 늘어놓았던 주변의 결혼 하지 않은 노처녀 중의 한 명이었다. ‘만약 결혼해서 이혼하지 않고 잘 살면 손에 장을 지진다.’며 수화기를 놓기 전에 마침표라도 찍듯이 내뱉었던 사람이다.

가뜩이나 직업도 없고 돈 안 되는 순수미술을 전공한 그야말로 앞날이 깜깜한 남자와의 결혼을 고민하는 와중에 아침 댓바람에 귀가 먹먹하도록 들어야 했던.

아니, 이 여자 뭐야? 왜 우리 결혼을 극구 말리는 거야?” 예비신랑에게 물었더니 어느 모임에서 그녀와 말다툼이 있었다며 결혼을 하든지 말든지 맘대로 하라는 말투였다. 그런 대우를 받고서도 결혼을 했으니! 나도 참 배알이 없는 인간이다.

그녀의 장담이 맞아떨어질 정도로 우리의 결혼생활은 허름한 창고 건물에서 시작했다. 추위와 가난에 떨며 망망대해에 버려진 듯 온갖 고생을 했다. 그러나 그녀의 예상을 뒤엎고 밥 잘 먹고 평탄하게 살고 있다.

사람의 내일 일을 누가 알랴. 장을 지져라. 마라. 하기에는 우리들의 삶의 여정은 여전히 짙은 안갯속이다. 그 속에서 어두운 동굴로 아니면 밝은 햇살이 쏟아지는 아늑한 길로 들어설지는 아직도 모르는 일이다. 인간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Friday, March 25, 2016

In life there are always ups and downs.

‘Are you going to eat your hat by now? Oh, you'll forget even the fact that you said that.’ Is it because of the conversation I had with my husband at the dinner?

I met my sister while she was on the phone talking to someone in a cheerful way. "Who is it?" "She works in the church office. By the way, she is artist like you." “What's her name?" After hearing the details of her impressions, I know her. "Do you call her again, sister? I have something to say." My sister called and gave me a call.

"Do you remember me? I was wondering if you were eating your hat?" "I am going to eat my hat?” she was puzzled. “You promised me you’d eat your hat if I didn’t get divorced.” She was surprised at my absurd question, and I told her to think it over and quickly hung up. What if it was real? Unfortunately, it was a last night dream.

In reality, she was one of the unmarried acquaintances who called me at 7 a.m. about 30 years ago. She rambled on for two hours with various reasons for not being able to marry the prospective groom who is my husband now. 'If you get married and don’t get divorced, I will eat my hat,' she said.

The man who is going to married with me is a man who has no job and majored in fine art that cannot be financed. While agonizing over how to marry such a man, I had to listen her to till my ears hurt.

“Why does stop our marriage to the skies?” When I asked the prospective groom, he said, “There was an argument with her at a meeting.” And asked me to marry him or leave him alone. I got married even after receiving such treatment! I am a person without pride!

Our marriage started from a shabby warehouse building so her promise was met. I suffered all sort of hardships as if I had been thrown into the open sea, shivering with cold and the poverty. However, contrary to her expectation, I am living a smooth life now.

Who knows what will happen tomorrow? ‘Eat your hat.’ it is too early to say. The journey in my life is still thick in the fog. I still unknown whether I will enter into a dark cave or a cozy way with bright sunshine. In life there are always ups and downs.

Saturday, March 12, 2016

눈 내리는 날은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소리만 똑똑 똑.’ 도시의 소음이 눈 속에 파묻힌 듯 조용하다.

모처럼 욕조에 물을 가득 받아 오랫동안 누워 있었다. 아이들이 커서 떠나고 없으니 물에서 빨리 나올 일이 없다. 젖은 몸을 감싸고 멍하니 창밖을 내다봤다. 뭉치만 함박눈이 쏟아진다. 이렇게 따뜻한 실내에서 차가운 밖의 쏟아지는 하얀 눈을 보며 작은 행복에 빠진다.

전화벨이 울렸다. 이름만큼이나 아름답고 시원스런 친구다. 눈이 내리거나 오는 날이면 잊지 않고 전화한다. 그런 그녀의 배려 자주 만나지는 않지만, 오랜 세월 친분을 유지해 왔다.

처진 눈을 어찌하면 올려 보이게 할까? 하며 화장을 짙게 해본다. 나갈 일도 만날 사람도 없지만, 화장한 얼굴에 모자를 이리저리 보고 싶은 날이다.

전화벨이 울렸다. 스테이튼 아일랜드에 사는 마음이 곱고 부러지듯 경우가 밝은 친구다. 그녀는 바쁜 이민생활의 어려움 속에서도 불평 한마디 없이 모든 어려운 일을 조용히 혼자 떠맡아 하는 작은 거인이다.

눈은 멈출 기미 없이 쏟아. 어제 만들어 놓은 애플 빵 차를 천천히 마시며 오늘은 그냥 이렇게 하루를 보낼? 한가히 있어 보는 거야.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전화벨이 울렸다. 마치 눈 오는 뉴욕을 감지라도 한 듯 디트로이트에 사는 친구의 전화다. 학창시절부터 나 싱글 시절을 함께하다 이 큰 나라에 와서는 얼굴 마주 본 지 30여 년이 훌쩍 넘었다. 전선을 통한 이야기만이 우리들의 가느다란 만남을 이어주고 있다. 눈이 쌓이듯 이야기는 조곤조곤 이어졌다.

세상이 눈 속에 묻혀 하얗게 사라지는 날에 사람들은 반대로 잊힌 기억을 파헤치며 옛사람을 그리워 하나보다.

Friday, March 11, 2016

A snowy day

Only the water dripping from the faucet, the noise of the city is quiet as if buried in the snow. 

It was filled with water in the bathtub and lay down for a long time. As the children are all grown and gone, I do not have to leave the bathtub quickly. Wrapped around my wet body, I stared out the window. The large snowflakes fall down. In such a warm room, I fall into happiness, watching the pouring white snow out of the cold.

The phone rang. She is as beautiful as her name. Don’t forget to call me on snowy or rainy day. Although we have not met often, we have been keeping friends for many years.

How can I put my drooping eyes up? Try to make a lot of eye makeup. There is no one to meet out, but it is a day when I want to wear a hat on a makeup face.

The phone rang again. Living in Staten Island, she is a gentle and sensible friend. She quietly takes on all the hard work alone without complaining, even in the difficulties of busy life of immigration.

The snow is pouring without stopping. Why don’t I spend a day slowly drinking tea and eating apple bread I made yesterday? Just relax without thinking.

The phone rang again. It is a phone from a friend in Detroit as if she seems to be sensing New York is snowing. I met her during my school days and had a single time together. However, I have not met her since I came to the United States. The only talk over the phone continues our thin encounter. As the snow piled up, our conversation continued.

On the day when the world is buried in the white snow and disappeared, people dig up the memories that have been forgotten, and miss the old frie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