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anuary 22, 2021

별일 없지요

 “별일 없지요?” 
나는 물었다. 
“나쁜 뜻으로 한 말은 아닌 줄 알지만, 그렇게 물어보는 거 기분 나빠요. 사촌이 땅을 사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배 아파하듯 별일 있기를 바라는 듯한 뉘앙스라서. 오븐에 올려놓은 것을 들여다봐야 하니 전화 끊읍시다.” 
갑자기 끊긴 전화기를 붙들고 한참을 어쩔 줄 몰랐다. 

 그 말이 그렇게도 기분 나쁘게 들렸다니! 친언니에게 전화했다.  
“언니 나 항상 언니와 통화 할 때마다 ‘별일 없지?’라고 묻잖아. 그렇게 물을 때 기분 나빴어?” 
“처음 한동안은 기분이 나빴지만 워낙에 네 성질을 알기에 나중에는 이해가 됐다.” 
“언니 나 지금까지 사람들과 통화 할 때마다 ‘별일 없지요?’라고 물었는데 그 사람들도 기분 나빴겠다. 아이고 미안해라. 이제부터 말조심해야지. 언니 별일 없지? 잘 있어요.” 
조심하겠다고 말해 놓고 전화를 끊으며 또 별일 없지? 를 반복하고 끊다니! 앞으로는 ‘잘 계시지요?’라고 하면 어떨까? 

 그날 오후에 아침나절에 통화한 그녀가 다시 나에게 전화했다. 부엌에서 달려가 잽싸게 받았다.  
“삐쳐서 전화를 받지 않나 했어요. 어제도 아는 사람이 전화해서 비슷한 소리를 해서 언짢았는데 아침부터 그런 소리를 또 들으니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내가 심하게 말한 것 같아 다시 전화했어요.” 
“아니 내가 잘못 말했지요. 남의 기분 생각하지 않고 지껄인 내 잘못이지요.” 
“혹시 막내 아니예요?” 
그녀가 나에게 물었다. 
“막내는 아닌데 엄마 아버지가 하도 받들어 키워서. 아무튼, 나의 경솔한 말투를 솔직히 지적해 줘서 고마워요. 앞으로는 조심할게요. 별일….” 
또다시 나의 입에서 반복돼 나오는 ‘별일’ 소리에 놀라 전화를 슬그머니 끊었다. 

 나는 전화하는 것을 몹시 꺼린다. 남편과 아이들에게조차도 급한 용무가 아니면 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화가 오면 반갑게 받는다. 먼저 연락하지 않는 것이 잘하는 짓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안부 전화 하다 내 주둥이가 신나서 지껄여 상대방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을까? 하는 망설임으로 전화하지 않는다. 

 그냥 내가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 것이 상대방을 그리고 나를 도와준다. 그런데 지면상으로 또 주절거리고 있으니…

Everything's fine isn’t?

 "Everything's fine isn't?” 
I asked. 
"I don't think you meant anything bad, but I don't feel good asking like that. It's a nuance that seems to want to bad thing happen because most Koreans have a stomachache when their cousins buy land. I need to see that's in the oven, so let's hang up.” 
I didn't know what to do for a while, holding onto the suddenly disconnected phone. 

  I can't believe it sounded so unpleasant! I called my sister. 
"Sister, whenever I talk to you on the phone, did you feel bad when I asked you that everything okay isn't?” 
"I felt bad for a while at first, but I understood later because I knew your character." 
"Every time I've talked to people on the phone, I've been asking, 'everything fine isn't?' They must have been upset, too. Oh, I'm sorry. I have to be careful with what I say from now on. Everything okay isn't? Goodbye." 
I said I'd be careful, but I hung up with 'everything fine isn't?' again. I can't believe I've repeated! 

  The upset one called me back that afternoon again. I ran from the kitchen and got phone quickly. 
"I thought you were upset and don't picked up the phone. I was upset because someone I knew called me yesterday and said something similar." 
"No, It's my fault for talking without thinking about other people's feelings." 
"Isn't you the youngest?" 
She asked me. 
"I'm not the youngest. Anyway, thank you for pointing out my careless way of speaking honestly. I'll be careful from now on. Everything's fine isn't?" 
I was surprised by the repeating sound that came out of my mouth again and I quietly hung up the phone. 

 I'm very reluctant to call. Even my husbands and children, I don't do it unless it's urgent. But when I get a phone call, I'm glad to answer it. I know that it is not a good thing not to contact first. But I don't call because I'm afraid I'll make a slip of the tongue. 

 Just shutting up and staying still helps the other person and me. However, I'm still talking in the newspaper.

Saturday, January 9, 2021

의사 딸과 장사꾼 딸

친구의 친정아버지는 의사다. 물론 남편도 의사요. 자식들도 의사다. 그녀는 의사는 아니지만, 많이 배웠다. 아는 것이 많지만 지혜로워 아는 척하며 나대지 않는다. 조곤조곤 조용히 재미있게 말도 잘한다. 게다가 상냥하고 친절하다. 전공이 미술인 나보다 더 문학과 예술에 조예가 깊고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긴다. 

 장사꾼 딸인 나는 전공은 미술이지만 뜬구름 잡는 듯한 아트 이야기를 즐기지 않는다. 오히려 예술보다는 장사꾼 딸답게 돈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이다. 아버지는 사업 구상을 하며 아침에 남산에 올라갔다가 내려 올 때는 구상의 해결점을 가지고 가벼운 걸음으로 내려오셔서는 말씀하시곤 하셨다. 
“내가 몸 건강만을 위해 산에 오르는 것이 아니다. 산책은 문제 해결점을 찾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이끈다.”   

 나는 매일 산책 하면서 상상 속에서 천국과 지옥을 헤집듯 오가며 실작업에 써먹을 실마리를 찾아서 헤맨다. 그러나 아버지처럼 돈을 어떻게 돌려 투자할까? 몰두할 때가 많다.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서 작품 구상을 우선으로 해야 할 텐데도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금전에 대한 구상이 나에게는 더 재미있으니 나 자신도 어쩌지 못하겠다.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도 아트보다는 투자에 관한 대화가 더 흥미롭게 실체로 와 닿는다.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마음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속물근성이 꿈틀대는 모양이다. 

 “일단 손에 들어간 돈은 나가지 않는 손금을 타고났네.” 미국 오기 전 언니와 엄마에게 떠밀려 생전 처음 만나본 점쟁이가 내 점괘를 말했던 것처럼 디파짓하는 것은 즐기지만 꺼내쓰는 것은 무척이나 망설인다. 기억력이 없어서 지적인 대화는 막히지만 언제 어디서 얼마 주고 샀는지에 대한 숫자는 정확하게 기억하며 돈소리에는 귀를 쫑긋한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나는 개처럼 벌어 정승인 의사 부인 친구처럼 문화생활을 즐길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다. 투자 이야기를 즐기는 나에 대해 종종 회의를 느끼며 씁쓸해하면서도 개처럼 더 벌 궁리를 한다. 열심히 벌어 근사하게 쓰려고 아버지는 나의 예술 교육에 투자했다. 그러나 아버지를 닮고 아버지의 삶을 보고 자란 나 역시 예술보다는 돈에 더 관심이 많다. 

 “미안해. 돈 얘기만 해서.”  
“무슨 소릴. 좋은 이야긴데. 한국 여자들 투자 이야기하는 것 좋아해. 투자 잘해서 잘살면 좋은 거지 뭘.” 
지난번 친구와의 전화 내용이다. 사실 난 친구가 돈에 집착하지 않고 예술을 사랑하며 문화생활을 즐기는 모습이 좋아 친해졌다. 그런데 정작 나 자신은 자꾸 옆길로 빠진다. 좋은 친구 잃을까 걱정이다.

The daughter of a doctor and the daughter of a merchant

My friend's father is a doctor. Of course, her husband is also a doctor and her children are doctors, too. She is not a doctor, but she has a high standard of education. She has a lot of knowledge, but she has wisdom, so she doesn't put on airs pretending to know. She is sweet and kind. She has a deeper knowledge of literature and enjoys various cultural lives and art than me who is an artist. 

 As a merchant's daughter, I majored in art, but I don't like to talk about art. Rather, I talk more about money than art like a daughter of a tradesman. My father used to climb Namsan Mountain in the morning with a plan for a business, and he came down lightly with a solution to the plan. 
"I don't climb mountains just for my health. Walking is not only very helpful in finding solutions to problems, but it also makes your life richer." 

 Every day during the walk in the park, I go back and forth between heaven and hell in my imagination, and look for clues for artwork. However, how do I invest money like my father? Is often immersed in. To be honest, the idea of money is more interesting to me. Even among conversations with friends, the conversation about investment is more interesting and realistic than art. As a human being, the snobbery that crouches down in a corner of his mind seems to be moving. 

 "The money in your hands was born with a palm that doesn't go out." 
As the fortune-teller before coming to the U.S. said about my psychic reading. I enjoy deposit money, but I hesitate very much to take it out. Although intellectual conversation is blocked due to lack of memory of knowledge, but how much I paid for it is accurately remembered and the sound of money pricks my ears. 

 There is a saying, 'Make money like a dog and use it like minister.' However, I earn money like a dog, and I don't spend money to cultural life like my friend. I am often skeptical about myself enjoying talking about investment. My father invested in my art education in order to make a lot of money and spend it beautifully. However I grew up looking at my father's life, so I am more interested in money than art. 

 "I'm sorry. I'm always talking about money." "What are you talking about? That’s a good talk. Korean women like to talk about investment. We should invest well and make a living well." This conversation is what I was talking about on the phone with my friend last time ago. Actually, I became close because I liked seeing my friend not clinging to money but loving art and enjoying cultural life. However, I keep getting off the track. I'm afraid I'll lose a good fri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