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맨해튼 순례는 1번 지하철을 타고 다운타운 프랭클린 스트릿에서 내려 허드슨 강가로 갔다. Tribeca Hudson River Park에 위치한 Pier 26을 둘러보고 일식당에서 나는 돼지고기 남편은 새우 돈부리(덥밥)를 맛있게 먹었다.
베터리 파크를 기웃거리며 스테이튼 아일랜드 배 타는 곳까지 걸었다. 더운 열기를 식힐 겸 배를 타고 왕복하려고 했지만, 제시간에 오지 않아 집으로 왔다. 즐거운 나들이였다.
두 번째 나들이에서는 삐꺽거렸다. 맨해튼 14가에서 내려 허드슨강가에 있는 리틀 아일랜드(Little Island at pier 55)를 둘러봤다. 그 옆에 있는 하이라인을 걸어 허드슨 야드로 향했다. 바셀(Vessel)에 가니 바셀 조형물에서 뛰어내린 네 번째 자살 사망 후 폐쇄되었다. 그 뒤쪽 비치 의자에 앉아 커다란 스크린으로 테니스 경기와 여자 축구를 봤다. 점심은 K타운에서 먹는 것으로 합의했다.
32가 한식당에 들어갔다. 화장실 옆자리로 안내되었다. 암모니아 냄새가 솔솔 나는 것 같았다. 식욕이 떨어졌다. 내가 젊잖게 웨이트리스에게 자리가 불편하니 옮겨달라고 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 왔다. 납량특집에 머리를 풀어 헤친 귀신이 노려보는 듯한 흰자위가 가득한 눈알로 째려봤다. ‘조용히 앉아서 처먹기나 해.’하는 오싹하고 서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마디 했다가는 부엌으로 달려가 칼이라도 들고나올 것 같은 눈빛이다.
내가 뭘 잘못 봤나? 한두 번 째려본 솜씨가 아닌 것이 습관인가? 갑자기 일어난 상황이 의아해서 남편을 쳐다봤다. 남편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굳어있다. 한동안 노려보던 납량특집 주인공은 우리가 시선을 돌리고 아무 반응을 하지 않자 부엌으로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밥상 모서리를 매만지며 나갈까? 말까? 생각 중 주인인지 나이 든 여자가 다가와 자리를 바꿔주며 친절을 베풀었다.
“그냥 냅둬. 자기 눈깔로 째려보겠다는데 어쩔 거야. 일하기 귀찮아서 그런 눈알로 스트레스 푸나 본데 그래봤자 지 인생 지가 뒤트는 거지. 건드리기만 하면 싸울 태세로 이판사판 사는 꼬인 사람들 많잖아. 우리가 왜 돈 주고 저런 인간의 꼬인 삶에 휘말려야 하는데. 자리 옮겨 앉았으면 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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