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December 12, 2020
이웃이 땅을 사야만 되는 이유
Why my neighbors must buy land
Friday, November 27, 2020
노 뉴스 굿 뉴스
No news good news
Friday, November 13, 2020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The heart is a loney hunter
Saturday, October 31, 2020
아리스토파네스의 딸꾹질
Aristophanes' hiccups
Saturday, October 17, 2020
점점 작아지는 엄마
Mom is getting smaller
Saturday, October 3, 2020
그때는 그랬다
At the time I did
Saturday, September 19, 2020
돈이라도 생긴다면 모를까
Wouldn't I know if happen to get any money?
Saturday, September 5, 2020
'집콕' 블루스
눈을 떴다. 아침 7시다. 다시 잠이 들었다. 일어나려고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시계를 봤다. 7시 30분이다. 또 눈이 감겼다. 일어나야 한다. 후려쳐져 나동그라진 벌레 몸통이 바닥에 들러붙은 것처럼 팔과 다리만 허우적거린다. 일어나려고 용을 쓸수록 더욱 늘어진다. 팔과 다리를 허우적거릴 때는 벌레 같다고 생각했던 나 자신이 등을 떼려고 하자 뒤집힌 거북이 등이 바둥거리듯 매트리스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머리통도 몸통에 짓뭉개져 짜부라진 듯 뻐근하다.
어느 날 아침, 출근해야 하는 남자가 갑자기 벌레로 변한 카프카 소설 ‘변신’의 주인공이 생각났다. 주인공은 벌레로 살며 방을 떠나지 못하고 식구들에게 구박받는다. 나도 구박받지 않으려면 일어나야 하는데…
맨해튼 이 거리 저 거리를 활개 치고 누비던 내 다리는 코비드로 이방 저방만 왔다 갔다 할 뿐이다. 스케줄이 꽉 짜인 달력을 들여다보며 오늘은 무슨 옷을 입고 나갈까? 음식은 무얼 먹을까 궁리했던 지난날과는 달리 대충 때우며 와인이나 홀짝거리다. 이젠 한계에 부딪힌 것 같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름 전부터 팝콘이 부풀 듯 온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긁다가 자다가 깨서 긁고 새벽녘에 잠든 몸이 무거워서 일으킬 수 없다. 산책을 여러 날 걸렀다. 몸이 늘어져 생활의 루틴이 깨졌다. 알레르기약을 먹은 후 놀랍게도 툭툭 튀어나왔던 두드러기가 그동안 미안했다는 듯이 슬그머니 들어갔다. 약을 먹지 않으면 심통을 부리듯 다시 고개를 내밀었다. 약에 취해 비몽사몽의 시간을 보냈다. 그냥 이대로 누워 살 것이냐? 아니면 일어날 것인가? 지체하면 지체할수록 습관으로 연장될 것 같은 두려움이 몰려왔다. 안간힘을 쓰며 간신히 일어났다. 실내에 있다가는 도로 누울 것 같은 두려움에 공원으로 내달았다.
두 개의 나무토막 위에 몸통을 올리고 걷는 듯 어기적거리며 걸었다. 허드슨강이 보이는 리버사이드 공원 노천식당 의자에 주저앉았다. 식당 문이 열리기 전이다. 히스패닉 남자가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왜소한 몸 위에 걸친 바지는 너무 길다. 여러 번 접은 바짓단 밑으로 검은 운동화 코만 빼꼼히 보인다. 주방용 흰 셔츠도 얻어 입은 듯 커서 어깨선이 팔꿈치까지 내려왔다.
커다란 하얀 옷 속에 묻혀 자기 키만 한 빗자루를 들고 차분히 쓰레질하는 그를 보는 순간, 동자승이 고요한 이른 아침 절 마당을 쓰레질하듯 보였다. 지난밤 식당 문을 닫고 한쪽 구석에 쌓아 둔 식탁은 하나씩, 의자는 4개씩 오른쪽 어깨에 메고 와서는 제 자리에 놓는다. 식탁과 의자들을 꼼꼼히 닦는다. 10개의 식탁 중앙 봉에다 붉은 파라솔을 조심스럽게 하나씩 꽂고 줄을 당겨 꽃피우듯 우산을 편다. 노천식당 주위 5개 쓰레기통의 쓰레기를 비우고 검은 빈 쓰레기 봉지를 씌운다.
담담한 그의 움직임이 늘어진 나를 일으킨다. 이 남자처럼 성실한 삶을 꾸려가는 인간이 되고 싶다고 재촉하며 생기를 서서히 찾는다. 이제 좀 살 것 같다.
homestuck blues
I opened my eyes. It's 7 in the morning. I fell asleep again. I looked at the clock, struggling with arms and legs to get up. It's 7:30. My eyes closed again. I have to get up. Only the arms and legs flutter as if the body of the bug, which has been battered and flattened, sticks to the floor. The more I try to get up, the more I get stretched out. When I flounder my arms and legs, I thought I was like a bug, but when I tried to take my back off, my back wouldn't come off the mattress like a overturned turtle's back. The head is also stiff as if a body crushed it.
One morning, I remembered the main character of the Kafka's novel 'Transformation,' in which a man who had to go to work suddenly turned into a bug. The main character lives as a bug, cannot leave the room, and is abused by his family. I have to get up if I don't want to be abused.
My legs, which were roaming the streets of Manhattan, are just going back and forth from one room to the other by Cobid-19. What should I wear to go out looking into the calendar that was packed with schedules? Unlike in the past, when I was thinking about what to eat, I spend time sipping wine. I think I've hit the limit now.
The rashes have risen all over the body as if popcorn was swelling from 15 days ago. I woke up while scratching, scratching, and fell asleep at dawn. The body is heavy so cannot get up. I skipped many days for a walk. My body was drooping and my life routine was broken. After taking the allergy medication, the hives that had popped out surprisingly went into, as if sorry. If I didn't take the medicine, the rashes held out again as if they were testy. Drunk on medicine, I spent a half-sleepless. Am I just going to live lie down like this? Or will I get up? The longer I delayed, the more I feared it would extend into my habits. I managed to get up with all my might. I ran to the park in fear that I would lie back on the bed.
I put my torso on two pieces of wood, and walked, as if walking. I sank into an open-air dining chair in Riverside Park, where I could see the Hudson River. It's before the restaurant door opens. The Hispanic man is getting ready to greet the guest. The pants on the dwarf body are too long. Under the pants that have been folded several times, can only see the nose of the black sneakers. He also wore a big white kitchen shirt's the shoulder line came down to his elbow.
The moment I saw him, buried in a large white garment and calmly sweeping with his tall broom, he looks seemed to be a young monk who sweeping temple yard in a quiet early morning. He puts the table and chair in place and thoroughly cleans them. Carefully insert red parasols one by one on the center pole of the 10 dining tables, pull the string and open the umbrella like a flower. Empty the trash in the 5 trash bins around the open-air restaurant and put on a black empty trash bag.
His calm movements cause me to rise. I slowly seek life, urging me to become a woman who leads a sincere life like this man. I slowly find my vitality. I think I'm going to live some now.
Saturday, August 22, 2020
차라리 교만하고 말지
오랜 이민 생활, 이런저런 역경 속에서도 항상 감사하며 기쁜 맘으로 살았다. 운 좋게도 사기꾼도 만나지 않았고 억울한 일도 크게 당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부터 내가 이야기 하려는 것은 생각할수록 기분이 언짢다.
나는 LA에 사는 1.5세, 손아랫동서를 무척 좋아한다. 착하다. 귀찮게 하지 않는다. 물론 나에게 잘한다. 나는 동서 말을 잘 들으려고 노력하다가 아차 실수했다.
“형님, 우리 시어머니와 아버지 상조회를 들었으면 하는데요?”
동서가 운을 뗐다. 난 상조회가 뭔지도 모르고 그저 착한 그녀가 하자니까 동의했다.
청구서를 받아보고 나는 어머니 몫을 낸다는 것을 알았다. 동서 몫인 시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다. 나는 1993년부터 2016년 중순까지 23년 동안 단 하루도 늦지 않고 교회에서 운영하는 상조회에 1만5000불을 완납했다. 그리고 매년 별도의 회비도 냈다. 상조회비를 내는 23년 동안 그리고 그 이후에도 회칙이 계속 바뀌었다. 시작할 때는 20년 동안 1만4250달러를 완납하면 돌아가신 후 1만5000불을 주겠다고 했다. 회칙이 1만5000불 전액을 완납해도 1만4250불만 주겠다로 바뀌었다. 재정상 그렇게 됐다며 750불은 헌금 한샘 치라는 것이 아닌가! 익스큐즈도 없이 헌금하면 좋은 일이라는 식으로 교회 근처도 안 가는 나에게. 그 이후에도 회칙이 또 바뀌었다. 앞으로도 계속 바뀔 터인데 이러다가 재정이 곤란하다며 시어머니가 돌아가셔도 헌금 한샘 치라고 나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죽음으로 향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돈을 끌어모아 상조회를 만들었으면 적어도 재정 전문가가 있었을 텐데? 주판 흔들며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했단 말인가! 23년 동안 그 액수를 땅에 묻어놨어도 원금을 찾을 수 있었다. 전문가도 아닌 나도 2007년부터 뱅가드 인덱스 펀드에 투자해서 자금을 불렸다. 내가 왜 상조회에 가입해서 27년 동안 바보 같은 짓을 한 것인지? 나 자신을 탓하며 후회하고 또 했다.
‘점을 치러간 한 남자에게 점쟁이가
“점괘가 사자에게 죽임을 당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했단다. 동물원에만 가지 않으면 사자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겠지 했던 남자가 어느 날 죽었다. 사자 조각상 밑에 앉아 졸다가 동상이 무너져서.’
나야말로 교회 나가지 않는다고 교만하다는 소리를 수없이 들으면서도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일에 말려들지 않으려고 멀리했다. 그런데 동물원 근처에 얼씬거리지 않았음에도 화를 당해 죽듯이, 교회에 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교회 상조회의 계속 바뀌는 회칙에 끌려다니다 드디어는 깔려 눕게 생겼다. 차라리 교만하고 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