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아들들아. 쿨하지 못했던 엄마를 이해해다오.
엄마는 너희들이 좋아하는 ‘쿨’한 사람이 될
수가 없구나. 너희들 일만큼은 쿨할 틈도 없이 마치 도마 위에서 팔딱거리는 생선 모양 난리를 치니 말이다.
너희들에게는 부드럽고 상냥하게 말하다가도
아빠에게는 시도 때도 없이 목소리가 나도 모르게 탁해지고 거칠어진단다. 사람들과 조곤조곤 이야기하다가도
너희들 일이라면 갑자기 열이 오르는 데야 어쩌겠니.
기억나니? 어릴 때 수영 배우러 가다 수영복을 빠뜨리고 온 것이 생각나서 급한 마음에 스탑 사인을 지나치다 교통사고 난 것을. 보이스카우트에 가다가도 너희가 차 뒤에
앉아 ‘엄마~’ 하고 부르자 갑자기 차를 멈추는 바람에 뒤 차가 들이받는 사고를
냈던 것도? 우리 셋 모두 병원에 누워 있으니 아빠가 놀라서 달려왔던 거 생각나? 너희들 일이라면 평소와는 달리 매사 뒤죽박죽이 되기 일수인 엄마의 새끼 타령을 어쩌겠니.
“엄마가 동부로 따라오면 다시 서부로 학교를 지원하겠다며 제발 따라오지 말라.”던 어떤 모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뭐 저런 엄마가 있나?’
했다. 나도 너희들 가는 곳을 따라다니지만 않았지 마음은 그 엄마와 다를 바 없구나. 미국판 헬리콥터 어미가 안 되려고 꾹 참느라 힘들었단다.
어제 너희 둘이 함께 엄마를 방문해 줘서 고마웠다. 피곤해 누워 있다가 너희가 온다는 전화를 받고는 어디서 그런 기운이 나던지. 벌떡 일어나 저녁 준비를 힘들이지 않고 후다닥 했단다.
너희는 엄마를 벌떡 일으키는, 용기와 기운을 그리고 행복을 주는 존재란다.
너희만 보면 없던 기운이 절로 생겨서 엄마야 좋지만, 바쁜 너희들에게 자주 전화하고 오라 가라 하지는 않으련다.
오면 반갑고 오지 않아도 섭섭하지 않으니 너희 삶에 충실해라.
너희가 떠난 후 피곤해진 몸을 누이고 많은 생각을 했단다. 혹시나 너희 둘을 차별하며 대하는 것은 아닌지? 한쪽으로만 사랑이 치우치고 지원하는 것은 아닌가?
엄마는 너희 둘에게 똑같이 해주려고 노력했다. 혹시라도 엄마가 차별을 두는 말과 행동을 했다면 말해줬으면 한다.
고맙다. 아들들아. 어려서는 힘들어
잘 입히지도 못했다. 갖고 싶은 장난감도 못 들은 척, 그나마 힘겹게 시켜준 몇 개월간의 기타 렛슨 덕에 가끔
너희들 방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기타 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웃음을 띨 뿐이다.
음식하기 싫다고 계란후라이에 스팸을 많이 먹인 것이 몹시도 걸렸다. 그런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니 더욱 미안하고 고맙구나.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