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31, 2008

엄마의 치마속


강가에 누워 있었다. 강물 소리 들으며. 

얇은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은 등을 어루만져 주는 엄마의 손길 같다. 잠이 들었나 보다. 깨어보니 짓누르는 어둠이 있었다.

어린 시절 항상 몸이 아파 누워 있는 엄마는 나를 시골집에 보내곤 했다. 뒤따라 오겠다는 약속을 뒤로하고 차를 타고 내려서는 십 리 길을 고부랑 거리고 가면 시골집이 보였다. 걸어가는 강가 벼랑은 끝없이 깊고 벼랑 밑으로 보이는 강물은 나를 삼킬 듯 출렁였다.

고모는 시골집 마당으로 들어서는 나를 번쩍 안아 냇가로 데려가 냇물을 끼얹어 주며 목욕을 시켜줬다. 대청마루에 앉아 밥에 물을 말아 오이지에 고추나물 그리고 조개젓으로 밥을 먹으면 맛이 어찌나 좋던지 엄마를 잊을 있었다.

서울서 나를 반기는 친구들과 뛰어놀다 친구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나는 산등성이 무덤가에 서서 언덕 아래를 내려다보곤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들 틈에 혹시나 엄마가 있지 않을까 이리저리 둘러보지만, 엄마는 없었다.

꿈에서 엄마는 다리가 아프고, 머리가 아파 나를 찾아 없었다고 한다나는 엄마에게 가겠다고 며칠을 울곤했다. 나를 찾아오다가 엄마가 벼랑으로 떨어져 죽었다는 생각이 더욱 울게 한듯하다. 며칠을 이렇게 울고 나면 엄마 곁에 있었다.
   
엄마의 치마폭 들어가 엄마가 좋아서 흘리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치마로 눈물을 닦았다. 엄마가 곁에 있는 나는 세상에 가장 행복한 아이가 되어 온종일 울지 않고 뛰어놀 있었다.

지금 나에게 엄마는 없다. 나도 모르는 다시는 없는 곳으로 갔다이제 나도 아이의 엄마가 되어 나의 엄마가 살아왔듯이 그녀를 닮은 모습으로 있다.

우리 아이가 엄마의 모습이라고 그려준 그림에서처럼 아이가 부르면 언제든지 빨리 달려 있는 곳에서, 아이를 슬프게 하지 않는 엄마가 려고 애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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