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17, 2008

행복이라는 이름의 열쇠

옆집 알렉산드라가 하늘색 재킷을 입고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곱게 화장한 얼굴로 나를 반긴다. 언제나 봐도 밝고 행복한 모습이다. 그녀 곁에 서면 나도 행복해진다.

데비드 엄마 알렉산드라와 나는 브루클린에 있는 우드훌 병원에서 만났다. 그녀도 나도 아이를 낳으러 정기 검진을 받으러 다녔다. 눈인사로 시작한 우리의 만남이 같은 블록에 살 게 될 줄이야.  

우리 아이는 12 18, 데비드는 12월 23일에 태어났다. 거의 열 달 동안 시립병원 복도에서 만나 온 셈이다이민자인 우리는 머나먼 미국 땅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고 잘 살 것인가에 관해 이야기하며 병원에서 오래 기다려야 하는 지루함을 달랬다. 폴란드에서 온 덩치 큰 그녀와 아시아에서 온 작은 여자가 12월이 되니 친한 친구가 되었다.  

한동안 아이를 키우느라 바빠서 소식이 없었다. 우연히 우리 집 앞을 지나가는 그녀와 마주쳤다. 내가 사는 같은 블록 끝에 있는 아파트 16개와 가게가 두 개나 딸린 큰 건물을 사러 왔다가 마주친 것이다. 

그녀는 처음 미국에 와서 10년 넘도록 돈 많은 집 입주 가정부로 일하며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다. 데비드 아빠 역시 철공소에서 오랫동안 일해서 저축했다. 이들은 결혼 후 돈을 합쳐 이렇게 큰 집을 사게 되었다고 한다그렇게 마련 한 집이니 어찌 쓸고 닦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집 앞을 쓸고 있는 그녀를 보면 그녀의 살아온 모습이 내 머릿속을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가정부로 일할 때 백인 주인은 그녀에게 항상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바닥을 닦게 했다고 한다

그녀와 나는 아이를 키우며 거의 매일 공원에서 만났다. 아이들을 위해 학교에서도 함께 일했다그녀는 더운 여름날 주스 통에 물을 넣어 얼려서 데비드에게 먹이곤 했다주스 통 레이불이 닳고 닳아 상표조차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알뜰히 살았다모기지를 끝냈을 뿐만 아니라, 업스테이트 뉴욕에 52에이커의 땅도 마련한 부자가 되었다. 자기 땅에서 사슴을 잡아 키알바시 (폴란드 소시지)를 만들어 이웃에게 나누어 준다. 

우리가 갖고자 하는 행복은 부모가 만들어 주는 것도 남편이 그리고 자식이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노력해서 찾을 때, 행복은 우리의 손을 꼭 잡고 떠나지 않는다는 것을 그녀를 통해서 배웠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