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어떤 형태로든 꼰대의 기질은 내재해 있다. 꼰대의 특징은 무조건 자기가 맞다고 주장하며 남의 말을 인정하지 않는다. 지나간 이야기를 많이 한다. 자기 자랑을 많이 한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충고한다.’는 등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접하고는 나 또한 그런 부류의 행동이 없었을까 곰곰이 생각했다.
전혀 꼰대 짓을 하지 않고 조용히 살며 엄청 건강을 챙기는 친언니가 있다. 그녀가 나에게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백신 예약을 해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고 백신을 맞고 싶지도 않다는 투다.
“한 사람이라도 빨리 주사를 맞는 것이 이웃을 사랑하는 거예요.”
잘났다고 나는 언니에게 충고하며 꼰대 짓 했다. 그로부터 2주 후, 내 글이 신문에 나오는 날 언니와 다시 통화했다.
“맞았어요?”
“아니”
“왜 맞지 않는데. 무슨 사연이 있는 거야?”
“나 인침 맞으려고.”
“인침이 뭐야?”
“하나님이 주시는 주사.”
언니는 요한계시록을 늘어놓으며 코로나 백신과 666이 어쩌고저쩌고. The Epoch Times에서 얻어들은 이야기를 열거하면서 평상시와는 달리 방언하듯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능변을 토했다.
“언니, The Epoch Times 혹시 파룬궁에 소속된 언론사 아니야?”
“아니.”
더 말 해봤자 먹혀들어 갈 틈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언니에게 인침을 놔 주신다는 하나님이 계시는데 내가 왜 걱정하며 꼰대 짓을 했던고. 잠시 깜빡했다. 무척 후회했다.
‘꼰대들의 행동이 의욕을 떨어트리고, 꼰대로 인해 발생하는 조직의 손해를 꼰대 비용이라고 한단다. 꼰대가 우리 사회에 끼치는 손실은 막대한 상황이란다.’
언니에게 꼰대 짓을 하다가 자매간의 의욕이 떨어졌고 꼰대 짓을 왜 했던고 후회하느라 정신적으로 손실을 봤다. 앞으로는 인침을 맞던 백신을 맞던 강 건너 불구경하듯 입을 다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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