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 그린포인트 이스트 강가를 따라 남쪽으로 걷다 보면 쑥대밭이 나온다. 쑥밭 사이사이로 작은 꽃들이 수줍은 듯 드문드문 피어있다. 바람이 불면 그들과 함께 흔들리고 비가 오면 비를 가려주듯 어우러져서.
쑥밭 사이사이로 노랑, 보라 그리고 흰색 작은 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빠꼼이 고개를
내밀며 반긴다. 잡초 속에 숨어서 반기는
정겨운 모습에 가던 발길을 멈추고 ‘그간 잘 있었어.’ 하는 듯한 눈길을 건네며 한참을 들여다본다.
쑥밭 속의 앙증맞은 야생화들을 지나 더 가다 보면 빈 공장건물이 즐비하게 이어진다. 공장건물 주위의 깨어진 시멘트 바닥을 뚫고 잡초들이 나오느라 애쓴다. 벽돌과 벽돌 담 사이에 수북히 쌓인 먼지 더미 속에서도 삐죽이
나오는가 하면 지붕 위에서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다. 틈만
있으면 뚫고 고개를 뻗으며
살려는 생명력에 또 걸음을 멈추고 ‘애쓰는구나!’ 인사한다.
버려진 공장지대를
지나 동네 어귀로 들어오면 집집이 작은 텃밭에 꽃들이 ‘나 예쁘지!’ 자랑하듯 커다란 얼굴을 내밀고 있다. 화려한
모습과 색깔이 눈에 번쩍 뜨인다. 그러나 잡초와 어우러져 자연 속에 핀 소박하고 수줍은 야생화와는 대조적으로 자기가 제일 예쁘다는 표정에 싫증이 나 고개를 돌린다. 손질한 성형미인들과 마주 대하듯 시선이 편치 않다.
야생화, 그대는 이름 없는 노마드로 떠돌며 누군가의 손에 길들지 않아 바람결에 떠돌 듯 자유롭구나!
야생화, 그대는 이름 없는 노마드로 떠돌며 누군가의 손에 길들지 않아 바람결에 떠돌 듯 자유롭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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