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September 4, 2021

크레딧 프리즈

 “크레딧 프리즈 했지?” 
친구와 크레딧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물었다. 
“크레딧 프리즈라니. 그게 뭐야?” 
나는 많은 사람이 이미 알고 있고 친구도 알만한 사람이기에 깜짝 놀라 나의 꼰대 기질이 발동했다. 
“신용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용과 자산을 잃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해.” 
“좋은 정보야. 신문에 써서 사람들에게 알려.” 
친구가 신문에 쓸 소재를 줘서 감히 용기 내어 쓴다. 

 나는 아주 오래전 컴퓨터가 서서히 집안에 들어올 때, 둔탁한 배불뚝이 컴퓨터를 장만했다. 몇 년 쓰다가 맵시 좋은 컴퓨터가 나오자 고물 컴퓨터를 쓰레기 나가는 날 집 앞에 내놨다. 버리고 들어오자마자 컴퓨터 안에 세금 보고한 기록 이외에도 중요한 내용이 들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밖으로 부리나케 뛰어나갔다. 이미 누군가가 집어갔다. 

 밤을 꼬박 뜬눈으로 새웠다. 다음 날 아침 일찍, 거래하는 은행마다 전화했다. 은행들은 도와줄 기미도 없이 건성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시티뱅크의 어느 친절한 여자가 나를 안심시키며 7년 동안 크레딧 프리즈를 (freeze credit all 3 bureaus; Equifax, TransUnion, and Experian) 해줬다. 7년이 흐른 후 나는 다시 우리 식구 넷 모두 아이덴티티를 도난당해도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평생 동결(permenant freeze)을 했다. 패스워드를 잘 간직했다가 필요하면 잠시 풀었다 다시 동결하면 된다. 무료다. 

 www.annualcreditreport.com 에서 Equifax, TransUnion, and Experian 세 군데 각각 들어가서 자신의 크레딧 히스토리에 모르는 리포트가 있으면 지워 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프리즈 하면 된다. 세 군데 각각 따로따로 해야 한다. 소요 시간이 별로 들지 않는다. 전화로 해도 된다. 내가 확인한 바는 아니지만, 예전에는 일 년에 한 번 무료였다. 하지만 얼마 전 프리즈 한 친구에게 들은 바로는 코로나 사태로 사기꾼들이 범람해서 일주일에 한 번 무료로 들어가 볼 수 있다고 한다. 

 세 회사 모두 크레딧 프리즈를 해 놓으면. 본인에게 직접 연락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신용카드를 연다든가 론을 받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나의 크레딧 점수가 어느 날 갑자기 뚝 떨어졌다. 불에 댄 듯 깜짝 놀라 전화해서 내 크레딧 정보가 도난당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너는 이미 프리즈가 되어 있는데 뭔 걱정이냐? 안심해.” 

 절차가 복잡한 듯 들리지만 매우 간단하다. 한번 해 놓으면 고된 삶의 반은 해결한 듯 마음 편한 나날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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