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누군가의 질문이 나의 지나간 삶을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저는 언젠가부터 현재만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기억해야 과거가 있고, 기대해야 미래가 있고 지각해야 현재가 있다.’ 라는 말대로 ‘과거는 history, 현재는 present, 미래는 mystery.’라는 말을 굳게 믿으며. 지금, 이 순간을 잘하면 과거도 미래도 좋을 것이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과거를 되돌아보며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미리 걱정하며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순간뿐입니다.
만나는 사람과 어느 날부터 연락하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멀어져 과거의 한 시절 인연으로 끝납니다. 상대가 연락 해오면 인연은 이어져 만남은 현재 진행 중인 관계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그와 만남을 미래에도 지속할지는 예측할 수 없어서 기대하지 않습니다.
나는 만나던 사람들과 문제가 생기면 감정싸움을 하지 않고 조용히 끝냅니다. 그래서인지 과거 인연에 대한 후회도 애착도 없습니다.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질 때 돌아서면서 ‘오늘이 마지막 날일지도 몰라.’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만남이라는 아쉬움으로 헤어짐을 늦추며 그 시간을 충실하게 즐깁니다. 헤어진 후 그들이 나에게 다시 연락하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현재에만 집중하는 버릇은 중앙일보에 글을 쓰고 난 후 더 심해진 듯합니다. 그러니까 20년 정도 제 머릿속에서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전엔 씁쓸하고 서글픈 과거에 대한 기억이 많았습니다. 신문 지면에 시시콜콜한 일상의 파편들을 쏟아낸 후, 머릿속이 비어서인지 더는 과거에 대한 미련, 후회, 아쉬움, 안타까움, 그리움이 지우개로 지워진 듯 없어졌습니다. 과거는 let go하고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므로 기대하지 않습니다. 새벽을 쫓는 닭 울음에 깨어나는 나에게 혹여 운세가 나쁘지 않다면 다가올 운명은 좋은 모습으로 오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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