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3, 2012

밥 먹었니?

아이 해외 떠났. 아이들이 태어난 이후 이처럼 한가한 날이 있었을까? 두 놈 다 보려면 일 년 반은 지나야겠지. 남편은 아이 핸드폰을 나는 작은 아이 것을 사용하기로 했다.

전화벨이 울렸다. 아이 이름이 찍혀있는 아닌가. 타지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가 당황해 
“다인이니?” 
아이 핸드폰을 사용하기로 남편이 
뭐해.” 
하는 아닌가아이라고 생각하고 받은 전화 저편에서 남편 목소리에 실망하며 
? 쓸데없이 전화는 해서 사람을 놀라게 .” 
아이들이 없어 한가해서 좋다며. ? 떠난 얼마나 됐다고 벌써 찾아.”

미국식 한국식으로 번거롭게 차리던 저녁상을 남편과 단둘이서 간단히 먹고 치웠다
아이고 한가해서 좋네.’ 
침대에 일찌감치 누워 
이런 편안한 날이 드디어 나에게도 왔구나.’ 
행복해하는 순간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아이가 집에 돌아왔나?’ 
벌떡 일어나 
먹었니?’ 
물어보려다 멀리 떠나고 없다는 것을 깨닫고 도로 누웠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엄마~’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 먹었어?” 
하려는데 또다시 없다는 것을…. 소리만 나면 아이가 부르는 소리로 착각하며 울였다.

멀리 떠난 아이들의 이메일을 기다리며 컴퓨터를 수시로 들여다보지만, 이메일은 없고 스팸메일만 도배됐. 드디어 작은 아이로부터 메일이 들어왔다
‘I am fine. Not sick. I eat a lot. Don’t worry.’
고작이었다실망과 아쉬움에 수십 번을 드려다 보며 혹시 다른 내용이 어디엔가 숨어 있는 아닌가? 구석구석 잡듯 뒤져보지만, 더는 없다기운이 빠지는 것이 허무하고 서글프다. 아이는 엄마가 좀 더 새로운 소식을 기다린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까? 나처럼 컴퓨터를 느리게 치는 것도 아니고빨리, 그것도 너무 빨리 치면서  1분만 쳤어도 이리도 답답해하지는 않을 텐데.

바쁜가 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바쁘겠지. 다음 이메일엔 내용을 쓰겠지. 기다렸지만 연락이 없다. 되겠다 싶어 채팅 사이트를 들락거려 보지만 . 드디어 들락날락하다 좋게 걸려들었다아이의 긴 대답을 기대하며 궁금한 내용을 부지런히 쳐댔다. 그러나 아이는 내가 물어보는 말에 집중을 하고 간헐적으로 간단히 대답했다. 친구들과도 채팅하느라 바쁜가 보다. ‘ .’하고는 내가 물러났다.

잠이 오지 않아 일어나 컴퓨터를 다시 키니 아이에게 드디어 이메일이 왔다. 흥분하며 열었다. 그러나 작은 아이가 보낸 거라고 착각할 정도로 똑같은 먹고, 있다.’ 내용에 실망하며 자리에 누웠다.

어릴 적부터 , .’하며 수만 번도 했던 소리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엄마가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이라고 생각하는가 보다. 밥만 먹어주면 좋아했으니 아이들로부터 사연을 기대하며 끊임없이 컴퓨터를 들여다보는지. 남편은 한심한 일로 바빠진 나를 보며 혀를 찬다. 쯧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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