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록, 콜록콜록’ 밤새 기침하느라 잠을 설쳤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몸이 무겁다. 어릴 때부터 편도선 때문에 항상 골골했다. 그런데 나이 드니 편도선도 있을 곳이 아니라며 내 몸을 떠났는데 찬 바람이 부는 겨울이 시작되면 거르지 않고 기침 감기가 온다.
세끼를 집에서 해결하는 ‘삼식이’ 남편에게 밥상도 차려줘야 하는데 해소 기침 소리를 내며 누워 있으니 머리에 흰 끈만 질끈 매면 영락없는 시할머니 모습이다.
세끼를 집에서 해결하는 ‘삼식이’ 남편에게 밥상도 차려줘야 하는데 해소 기침 소리를 내며 누워 있으니 머리에 흰 끈만 질끈 매면 영락없는 시할머니 모습이다.
돌아가신 친정엄마가 꿈속에서 내 손을 잡아끌며 어디론가
가자고 재촉했다. 눈을 뜨니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다. 죽음이 별거던가 이러다 죽는 거지. 히잡을 쓴 아랍 여인네 모습으로 온몸을 둘둘 휘감고 약을
사러 밖으로 나왔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뒤통수에서 파도가 밀려오는 듯 온몸을 뒤흔들어 눈앞이 어찔했다.
후줄근한 동네 카페에 앉아 핫초콜릿을 마셨다. 길 건너 건물 지붕 끝에 줄지어 앉아
추운 겨울을 날 비둘기들이 지금의 내 모습처럼 처량하고 스산하다.
서로 엉겨붙어 지나가는 젊고 건강한 남녀를 보니 기분이 묘하다. 시대의 돌림병인 양 몇몇 남편 친구들이 늙은 마누라와 이혼하고 젊은 여자들과 재혼했다. 그런데 내 남편은 늙은 나와 사느라 얼마나 지루하고 힘들까? 더군다나 해소 기침을 연중행사로 들어가며 살아야 하니. 여자인 나도 한 남자와 평생을 사는 게 힘든데 표현하지 않아서지 아마 속으로는 골골 되는 마누라 팽개치고 싶을 것이다. 남편이 젊은 여자와 눈이 맞아 떠난다고 떼쓰면 어찌 막겠느냐마는.
서로 엉겨붙어 지나가는 젊고 건강한 남녀를 보니 기분이 묘하다. 시대의 돌림병인 양 몇몇 남편 친구들이 늙은 마누라와 이혼하고 젊은 여자들과 재혼했다. 그런데 내 남편은 늙은 나와 사느라 얼마나 지루하고 힘들까? 더군다나 해소 기침을 연중행사로 들어가며 살아야 하니. 여자인 나도 한 남자와 평생을 사는 게 힘든데 표현하지 않아서지 아마 속으로는 골골 되는 마누라 팽개치고 싶을 것이다. 남편이 젊은 여자와 눈이 맞아 떠난다고 떼쓰면 어찌 막겠느냐마는.
젊고 예쁜 공주도 아닌 내가 남편이 약을 사다 줄
때까지 누워 있어야 하겠는가? 스스로 일어나 약을 사서 먹는
것이 당연하다. 약국을 향해 휘청거리며 걸었다. 평생을 붙어 다니던 편도선도
늙은 내가 싫다고 떠났는데 남편이 안 떠난다는 보장이 있을까?
사는 게 참 치사하고 서글프다. 늙은 여자가 젊은 여자 당할 재간 없고, 못생긴 여자가 예쁜 여자를, 약한 여자가 건강한 여자를, 그렇고 그런 여자가 잘나가는 여자 당할 수 없는 세상 이치가 그러니 어쩌겠는가? 누구를 탓할 일이 아니다. 스스로 알아서 기어야지.
사는 게 참 치사하고 서글프다. 늙은 여자가 젊은 여자 당할 재간 없고, 못생긴 여자가 예쁜 여자를, 약한 여자가 건강한 여자를, 그렇고 그런 여자가 잘나가는 여자 당할 수 없는 세상 이치가 그러니 어쩌겠는가? 누구를 탓할 일이 아니다. 스스로 알아서 기어야지.
매운탕을 끓이고 가지나물에 김을 가지런히 썰어 밥상을
차렸다.
“어찌 일어났어?”
“이혼당하기
전에 정신 차려야지.”
“이혼 같은 소리 하네.”
남편이 내 밥을 듬뿍
퍼주며
“많이 먹고 일어나야지.”
“Thank 콜록 you~
콜록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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