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에 사는 마리아는 아흔 살이 넘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초인종 처럼 생긴 것이 그녀의 가슴에서 빛났다. 그녀는 그것을 구호의 신인 양 애지중지 광나게 닦아 훈장처럼 목에 걸고 있었다. 아마 남편 토니가 죽은 다음부터인가보다.
"내가 쓰러지면 버튼이 자동으로 눌려 누군가에게 연락되어 나를 구하러 오는 알람이야”
라며 자랑스럽게 목걸이를 설명했다.
기분이 울적한 날엔 목걸이도 믿을 수 없다는 듯
“무슨 일이 생기면 열쇠고리 체인을 따고 들어와 병원으로 데려가 줘”
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거동이 불편한 그녀는 온종일 조각 이불을 만들며 집안에서 보냈다. 눈이 어두워 바늘귀가 빠지면 뀔 수 없어 나를 기다리며 지루한 나날을 보냈다. 바늘귀를 끼어주면 우리 아이들 덮어주라고 조각 이불을 줬다.
조각 천들은 마리아가 젊은 시절 바느질 공장에 다닐 때 모아 둔 천들이다. 너무 낡아, 빨면 찢어져 사용할 수 없었지만, 그것을 모르는 마리아는 예쁜 조각 이불을 열심히 만들었다.
“거울이 갖고 싶니, 아니면 컵이”
내가 찾아갈 때마다
“가지고 싶은 것이 있으면 뭐든지 가져가."
라며 이것저것 내놓았다.
“내일이라도 죽을 것처럼 왜 그래요.”
사양해도 고마워서 뭐든지 주고 싶어 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나도 나이가 들면서 나보다 젊은 사람과 오래 있다 보면 왠지 그들의 젊고 소중한 시간을 빼앗는듯해 미안하다. 마리아도 그런 기분이었을까?
초인종 목걸이는 그녀의 죽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여전히 가늘게 숨 쉬는 그녀의 목에서 자랑스럽게 뽐내며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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