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February 24, 2018

기생충 같은

늘어져 지내다가도 무슨 일이 생기면 전투준비 태세를 갖춘다.

작년 11월 말, 오바마 건강보험을 갱신하고 기다렸다. 그러나 12월 말이 되었는데도 청구서가 오지 않았다. 보험회사로 전화하면 뉴욕 스테이트의 문제다. 뉴욕 스테이트에 걸면 보험회사 빌링시스템이 문제라니.

이리저리 아무리 쑤셔대며 해결하려고 해도 쉽지 않았다. 행여나 한국 에이전시와 상의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해서 찾아갔다. 우선 빌을 내면 다 알아서 해 준다기에 믿었다. 그리고 돈을 냈다. 그러나 보험은 작동되지 않았다.

도와준다던 그녀에게 전화했다. ‘언니, 지금 손님이 있어서 10분 후에 전화할게요.’ 사냥한 목소리로 끊는다. 연락이 없다. 다시 전화했다. ‘언니, 꼭 전화할게요.’ 이러기를 서너 번, 연락이 단 한 번도 오지 않았다.

언니, 언니.’ 하며 친한 척할 때 눈치챘어야 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언니, 오빠 하며 접근하면 조심하라던 친정아버지 말씀을 깜박 잊었다. ‘한인끼리 아무렴.’ 하고 믿었던 것도 잘못이다. 그녀를 만나지 않았다면? 살아가면서 예상하지 못한 인간관계에 환멸을 느꼈다.

분주히 여기저기 다니고 전화해서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2월 초순에 잘못된 액수의 청구서를 받았다. 생각 같아서는 오바마 건강보험을 집어치우고 싶다. 그러나 보험이 없으면 벌금을 내야 한다. 그리고 만약 보험이 없는 상태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하며 살 수는 없다. 미국 건강보험 시스템 그리고 벌금을 미끼로 옭아매며 해마다 가격을 올리는 보험회사들의 횡포, 신용 없는 에이전시들과의 상호작용으로 허탈해졌다.

영어가 부족한 나이 든 동양인을 대상으로 접근하는 변호사 꾐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오랜 이민 생활에서 겪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동원해 남편과 함께 전투하는 자세로 변호사에게 맞섰다. 후퇴하고 돌격하기를 3개월간, 드디어는 힘없는 동양인을 우습게 여겼던 변호사가 제 꾀에 자기가 빠져 나자빠졌던 경험이 있다.

변호사와의 전투에 비교하면, 이 정도의 일은 별일 아니다. 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인간관계 때문인 환멸과 허탈감이 주는 혼란으로 뒷골이 잠시 당길 뿐.

올해 들어 가장 기뻤던 뉴스는 아마존과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 그리고 JP 모건 체이스가 저렴한 건강보험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회사를 만든다는 소식이었다. 워런 버핏은 치솟는 건강보험은 마치 미국 경제의 배고픈 기생충과 같다.”고 지적했다

기생충들과 상대하지 않을 날이 빨리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Friday, February 23, 2018

Parasite-like

If something happens, I am ready for battle.

At the end of last November, I renewed the Obama health insurance. But the bill did not come. If I called an insurance company, it said a New York state problem, and if I contacted New York State, it said a problem with an insurance company billing system.

No matter how hard I tried, it didn’t solve. I went to see if I could solve it if I consulted with Korean agency. When I talked to a Korean agency, first of all, if I pay the premium, she’ll take care of it. And I paid for it. But the insurance did not work.

I called her for help. “My sister, I have a guest and I'll call you in ten minutes.” I haven’t heard from her. I called again. “I'll call you back, sister.” I called her three or four times, but I never heard from her.

I should have noticed when she pretended to be close and call me "sister, sister." 'I forgot my father' s words, saying, “you should be careful if someone you don’t know approaches with sister.” It is also wrong to believe that she is a Korean like me. I felt disillusioned with unexpected relationship in my life.

I ran around and dialed to solve the problem. However, I received the wrong amount of bills in early February. I want to give up Obama health insurance. But without insurance, I have to pay a fine and what if something happens without insurance? I cannot live with worry. I have become frustrated by US health insurance system, which secretes fines, and insurance companies that raise prices every year, and with credit-less agencies.

I almost fell victim to the lawyer's temptation to approach older Asians who lack English. However, my husband and I fought the lawyer by using all sort of hardships we had experience in our long immigrant life. After three months of retreating and assaulting, the lawyer, who had treated the powerless Asians as a jock, fell into his own trap.

Compared to the battle with a lawyer, this is not a big deal. I am just tired of confusion in the process of solving the problem. 

The news that was most pleasing this year was Berkshire Hathaway and JP Morgan Chase led by Amazon and Warren Buffett were creating a new company that can afford low-cost health insurance. Warren Buffett pointed out, "Soaring health insurance is like a hungry parasite in the US economy.

I will look forward to not dealing with parasites soon.  

Saturday, February 10, 2018

빨간 고추와 허브차

일찍 일어나 작업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창밖이 금세 어둑어둑해진다. 눈이 침침해 붓을 놓는다. 낮이 짧은 으스스한 겨울엔 정말 살맛이 나지 않는다.

벌떡 일어나 부산을 떤다. 커다란 솥에 멸치, 다시마, 양파 그리고 빨간 고추를 넣고 끓인다. 남편 말마따나 우리 집 홈메이드 여물이다. 끓인 국물을 병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하고 국수도 말아먹고 된장국 그리고 미역국, 만둣국도 끓인다.

빨간 고추가 들어가면 매콤해지며 국물 맛도 살아난다. 지난가을에 직접 농사를 지었다며 뉴저지 교외 울창한 숲속에서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어느 독자가 줬다. ~ 펴서 말리라면서. 스튜디오에 펴서 말리다 썩기라도 하면 귀한 고추를 망칠까 봐 가져오자마자 냉동칸에 넣었다. 잘게 썰어 음식에 넣으면 빨강 꽃이 피는 듯 곱다. 멀리서 가져다준 독자에게 넙죽 받기만 하고 보답하지 않아 미안하다. 그리고 늘 고맙다.

이웃 채소 가게 주인은 본인가게 채소를 먹지 않고 뒤뜰에 직접 키워 먹는단다. 그 말을 들은 나도 농사를 짓고 싶다. 그러나 땅이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누군가 직접 키운 것을 주면 신줏단지 모시듯 한 잎도 낭비하지 않는다.

국물을 작은 불로 해 놓고 허브 티와 책을 들고 욕실로 간다. 통에 뜨거운 물을 받아 냉동칸에 넣어둔 쑥을 한 움큼 넣고 발을 담근 채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허브는 작년 가을 수십 종의 허브 농사를 짓는 뉴저지 친구에게 추수할 때 얻어왔다. 그리고 말려 보관해 놓은 것이다. 하루에 한 번 타서 계속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신다. 각종의 허브가 몸 어디에 좋다고 자상하게 설명해 준 친구 남편 말을 되새기며. ‘만병통치라는 그 차를 마셔서인지 몸이 늘어지다가도 기운이 난다. 허브 농사뿐만 아니라 재봉틀도 잘하는 친구 남편이 여러 명에게 만들어 나눠 준 스카프를 목에 두르면 그 넉넉함에 마음이 따스해진다.

열쇠 따는 달카닥거리는 소리와 함께 마누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남편이 신발을 벗고 코를 벌름거리며 저녁거리로 무엇이 나올까? 기대하는 모습으로 들어온다. 싸구려 와인을 곁들인 밥상에 앉아 한 이야기 또 하고 또 하며 긴긴 겨울밤을 무탈하게 지내고 봄이 빨리 오기를 바랄 수밖에!

유난히 춥던 올해 초, 빌딩 사이로 빼꼼히 보이는 허드슨강 줄기를 타고 흘러내려 가던 허연 얼음장도 녹아 보이지 않는다. 한 달에 한 번 만나 수다 떠는 친구들과의 만남이 어둡고 지루한 겨울을 밀고 당기며 몰아내면 따스한 봄이 성큼 다가오겠지.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보자.

Friday, February 9, 2018

Red pepper and herbal tea

Soon after I got up and started work, outside the window, it quickly gets dark. My eyes are dim and I let go of my brush. In the short, cold, wintery days, there is no taste of life.

Go to kitchen. Boil anchovies, kelp, onions, and red pepper in large pot.
Keep the soup in a bottle and keep it in a refrigerator. The broth makes miso soup, seaweed soup, dumpling soup and noodle soup.

Red pepper makes the soup spicy and the taste of soup survives. A my stories reader who lives in a dense forest New Jersey, saying she had farming herself last autumn, gave it. Cut them into small pieces and put them in food, they look like red flowers bloom. I am sorry I did not give back to the reader who brought it from afar. And always thank her.

The owner of a neighboring vegetable store does not eat his own vegetable from store. She directly nourishes it in the backyard. I want to farm after hearing the word. But what I can do without land. If someone gives me something that they raise themself, I do not waste any leaves.

I go to the bathroom with herbal tea and a book. It is good to read books while soaking my feet in the hot water. I got herb from a friend who farms herb at harvest time last autumn. According to her husband, "Herb is a panacea," and it gives me energy.

I hear the sound of opening the door and calling it 'wife'. My husband takes off his shoes and looking forward to what will come out for dinner with his nose flapping. Sitting on a table with a cheap wine, we hope that spring comes soon after spending a long winter night.

Early this year, when it was unusually cold, the muddy ice sheet that was running down the Hudson River does not melt. Meeting once a month with friends who are busy chatting drive away the dark, boring winter, and then warm spring will come a closer. Let's wait a little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