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November 17, 2018

이상했다

LA에 사는 대학 친구가 몇 달 전부터 뉴욕에 온다더니 드디어 비행기를 탄다고 전화가 왔다. 그런데 그날부터 나는 배탈이 났다. 하루 자고 나면 날 일 아닌가. 그러나 며칠 계속됐다. 기운이 없어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장바구니를 끌고 문을 나서는데 다리가 후들거려 도로 들어와 누웠다.

친구를 피하려고 꾀병을 앓기라도 하는 듯했다. 그녀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만나자고 연락했다. 무덥던 날씨가 하필이면 그날은 어찌나 싸늘한지. 친구는 뉴욕에 사는 지인이 줬다는 알록달록한 코트를 입고 머리는 거의 삭발을 한 채 나타났다. 몇 년 만에 만나는 것인가? 아마 10년 전 그녀가 뉴욕에 왔을 때였나.

너 하나도 늙지 않았다. 주름도 없네. 눈도 처지지 않고.” 
내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중얼거리는 그녀에게 나는
너 눈이 몹시 망가졌구나안경 끼고 자세히 봐. 나 너무 늙었어.” 
둘 다 이젠 늙어 서로 위로한답시고 헛소리를 한동안 했다.

이상했다. 그렇게 앓았는데 춥지도 아프지도 않았다. 둘이 팔짱을 끼고 걷다 보니 가슴 밑바닥에서 옛정이 확 밀어 올라왔다. 친구가 길가에서 파는 땅콩을 먹고 싶다기에 사줬다. 먹고 싶다는 것을 다 사주고 싶었다. 그녀도 나의 얇은 옷차림이 안쓰러웠는지 자꾸 두꺼운 옷을 사주겠단다. 우리는 걷다 쉬다 반복하면서 맨해튼을 거닐었다. 모던 아트 뮤지엄에 들어갔다가 나오니 이미 날은 어둑해졌다.

이상했다. 담배를 피지 않던 친구가 수시로 피웠다
별일 아닌 것을 가지고 큰일인 듯 조잘거리는 너는 살만하구나?” 
하며 친구가 뜬금없는 질문을 나에게 했다. 그리고는 내 대답은 듣는 둥 마는 둥 슬픈 표정으로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봤다.

하늘에서 불덩이라도 맞은 듯 갑자기 친구의 눈이 붉어지며 콱 울다가 멈췄다
너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우리 큰아들 죽었어.”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나도 담배 하나만 줘봐.” 
몇십 년 만에 물어보는 담밴가
죽은 아들 기일이 다가와서 그동안 참았던 울음이 쏟아졌어.” 
우리는 담에 기대어 아무 말 없이 담배 연기를 내 뿜었다. 담뱃불로 들판을 죄다 불 질러 태우고 싶었다. 만약 그렇게라도 해서 그녀를 위로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가슴이 쓰라리고 먹먹해 자꾸 눈물이 흘렀다.

그녀의 팔짱을 더욱 꽉 끼고 어두운 밤길을 집에 갈 생각도 하지 않고 말없이 걷고 또 걸었다. 쓰라린 가슴이라도 녹이려는 듯 그녀는 계속 뜨거운 국물이 먹고 싶다고 했다. 일본 식당에 들어가 새우 우동에 슬픈 얼굴을 처박고 말없이 국수 가락을 입에 넣었다.  

미안해 너에게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어. 우리 또 만나자. 다시 만나려면 건강하게 살아야 해.” 
어두컴컴한 골목 벽에 기대어 담배 연기를 내뿜는 그녀의 무거운 그림자를 뒤로하고 우리는 헤어졌다. 돌아서는 내 두 다리는 마치 깊은 수렁에서 끌어내듯 무겁고 버거웠다.

It was strange

A friend who lives in Los Angeles told me that she is going to come to New York a few months ago. I finally got a call saying she was on a plane. But from that day on, I had an upset stomach. I guessed I would get better after a days sleep. But it continued for several days. I could not get out of bed because I had no energy. As I was going to go out to shop, my legs were shaking so I lay back.

It seemed to be feigning illness to avoid a friend. She did not give up and called me to keep seeing me. The day was so cold. My friend was wearing a colorful coat given by friend living in New York, and her hair was almost shaved. When did we meet? It was probably ten years ago when she came to New York.

"You are not old at all. You dont even have wrinkles." She looked me, muttering. "Youve got your eyes badly damaged. Take a look carefully with your glasses. I'm too old. Both are comforted each other. 

Strangely. I was not sick and felt good. We walked arm in arm, old friendship pushes up from the bottom of my heart. I bought it because she wanted to eat nuts from the street. I wanted to buy everything she wanted to. She wanted to buy me a thick jacket because I wore thin clothes such cold day. We strolled through Manhattan. When we left the Modern Art Museum, it was already dark.

It was strange. A friend who had not smoked a cigarette often smoked. Then she looked blankly at the sky with a sad expression.

Suddenly she cried and stopped. Whats wrong with you?" My oldest son is dead. I lost a word to say. "Give me a cigarette." "The anniversary of son's death is coming. The cry that I have endured has been poured out." We leaned against the wall and puffed out smoke without saying anything. I wanted to burn the fields with burning cigarettes. If only could comfort her. My heart was sore, and tears grew.

I hold her arms tightly and walked silently without even thinking of going home on the dark night. As if she were trying to melt a bitter heart, she continued to want to have hot soup. We entered a Japanese restaurant and buried sad face on the shrimp udon and put the noodles in our mouth silently.

"I'm sorry I did not know it happened to you. Let's meet again. You have to live a healthy life to meet again." She leaned against the dimly lit alley wall and puffing smoke. I parted with her heavy shadow behind. My legs were as heavy and dull as if they were pulled out of deep mire

Saturday, November 3, 2018

레오니아 뒤뜰에서

늘 주변 이웃에 베푸는 저 남쪽 경주 최부자 집안과의 방계혈족이라도 되는지 넓은 뒤뜰의 만찬이 풍성하고 여유롭다. 모두가 싱글벙글이다. 바비큐 그릴에 구운 갈비를 몇 대나 해치웠더라?

지난 일주일 동안 바이러스성 배탈로 고생한 후라 걸식 들린 사람처럼 초대받은 집에 가서 갈비를 뜯었다. 집에 와 곯아떨어져 자고 나니 기운이 솟는 듯하다. “잘 잤남하는 남편의 아침 인사 소리에 대꾸하려는데 목이 콱 막혀 쉰 소리가 났다. 파티에서 너무 떠들어서 목이 또. 아차 싶었다.

왜 나는 소리 낮춰 교양있게 말과 행동을 하지 않고 목이 쉴 정도로 떠드는지
나 어제 큰소리로 주책 떨었지?” 
아니 재미있게 얘기 잘하던데. 모처럼 그런 데서 사람들과 얘기하며 스트레스 풀어야지.” 
항상 남편은 좋았어! 잘했어. 하며 나를 앞장세우고 모임에 나간다. 내 목소리는 점점 고장 난 마이크처럼 거칠고 커져만 간다.

남편 목청은 나보다 더 크다. 우리 부부는 한마디로 쌍방으로 주책바가지다. 시어머니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평소에 시아버지는 제발 목소리 좀 낮춰요.’ 하셨다. 그런데 왜 조용한 친정엄마의 DNA는 어디 가고 시어머니를 닮아가고 있는지. 요즈음 세계인의 눈총받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목소리 톤도 조심스럽게 낮아지고 있는데. 우리 부부만 떠드는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초대받아 간 안주인은 나와는 정반대로 보는 순간 긴장이 확 풀어지며 안겨 쉬고 싶은 사람이다. 내가 찾고 있으면 숨은 듯 있다가 나타나 뒤에서 안아주며 반긴다. 누군가 그녀를 찾는 사람이 있는지 도와주려고 사라졌다가도 주변에 궁금증이라도 생기면 어느새 내 옆에 나타난다.

나도 예전엔 수시로 많은 지인을 초대했다. 내가 먼저 흥겨워서 술에 취해 손님들을 돌보지 않았다. 손님들이 뭔가 필요하다고 나를 찾으면 구석에 처박혀 술을 홀짝이며 찾아보라고 말만 했다. 그들은 찾다가 못 찾으면 앞집 구멍가게를 쥐구멍 들락거리듯 하며 사 오곤 했다. 우리 집 파티 날은 한 블록 옆에 있는 히스패닉 구멍가게 매상이 오르는 날이었다. 급하면 외상도 스스럼없이 주는 사이다.

갈비도 술도 더 마시고 싶어 편안한 자리에 똬리를 틀려는 순간 아니나 다를까 가야지 하며 남편이 손짓했다. 차 있는 쪽으로 아쉬운 듯 끌려갔다. 그 많은 손님을 돌보다 CCTV라도 보고 있었다는 듯 그 집 부부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나도 초대한 안주인처럼 조곤조곤 말하며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사람들을 품는 여인네가 되고 싶다. 그러나 오랫동안 생긴 대로 살았기 때문에 인제 와서 우아한 변신을 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겠는가.

In the backyard of Leonia

The party in the back yard is plentiful. Everyone is smiling and enjoying. How many galbis (barbecue rib) did I eat on the barbecue grill?

After suffering from a virus stomach for the past week, I went to the party and I ate lots of galbis. It seems that the energy rise next morning. I was trying to respond to my husband morning greeting "Good morning," but I can’t answer because I had a sore throat sound. I talked loudly at the party. 

Why do I try to keep my voice down and not act culturally? "Did I make a big noise yesterday?" "No, you were having a good time. You have to talk to people and relieve your stressed." My voice is getting bigger because my husband always led me to the every gathering and say, "you did good."

My husband's voice is louder than me. The voice of my mother-in-law is also very loud. My father-in–law used to say, "Please keep your voice down." But why am I going to resemble my mother-in-law without resembling my mother's quite DNA? Nowadays, the tone of voice of Chinese tourists who are glare of the world is getting lower. I do not know if my husband and I would be the only ones to make a fuss.

The hostess who invited us is the person who is opposite to me. The moment I see her, I feel relaxed. If I am looking for her, she appears hidden and hugs me from behind. If someone is looking for her, she disappears to help them and if there’s something to ask, she comes up next to me.

I used to invite many acquaintances from time to time, but I drunk and didn’t care for the guests. When the guests needed something, I was drunk and could not help well. If they could not find it at my home, they used to buy it from the neighbor shop. Our party day was a day when sales of Hispanic shops next to a block would rise.

I sat down in a comfortable seat, and when I tried to drink more, my husband beckoned, saying, “Time to go home.” I was taken to the side of the car. The house couple seemed to come to us as if they were watching CCTV while taking care of other guests.

I also want to be a woman who is speaking quietly and helping guests in silence like a hostess who invited us. However, it would be so difficult to make a graceful transformation by living as it has been for a long time. However, it would be so difficult to make a graceful transformation because I've lived a rough life for long time. Haven’t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