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September 23, 2022

바다가 또 불렀다

바다를 보고 있으면 나는 작아진다. 파도가 멀리서 거친 소리로 다가오면 나는 옛 생각에 잠긴다. 파도가 흰 거품을 물고 와 남기고 가버리면 나도 파도를 타고 어딘가로 가고 있다. 

올여름은 더웠다. 나는 더위를 모르고 지냈다. 더우면 바닷물에 들어가 있다가 나왔다. 젖은 몸을 태양 아래 서서 말렸다. 주위 사람의 다양한 행동들을 둘러보다가 더워지면 다시 물속에 들어갔다. 

물에서 나와 몸에 맞게 모래를 비벼서 편하게 몸을 뉘었다. 사방이 훤히 트인 바닷가에서 비키니를 입고 누워 있어도 눈여겨보는 사람이 없다. 파도 소리를 두세 번 들으면 달콤한 깊은 잠에 빠진다. 내 코 고는 소리에 놀라거나 아이들 노는 소리에 깨어난다. 먼바다를 망연히 바라보다가 물에 목만 내놓고 다시 잠긴다. 

햇볕에 노출되면 피부노화가 빨리 온다지만, 나는 선탠을 포기할 수 없다. 비키니를 입고 자고, 걷고, 해수욕을 반복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게 됐다. 하늘을 나는 갈매기라도 된 느낌의 반복이 나만의 공간 속에 있는 듯 자유롭다. 

이러한 행위는 실생활에도 영향을 준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 내 꼴리는 대로 옷을 입고 살고 싶은 대로 산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비난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나는 나대로 그들은 그들대로 각자 끌리는 대로 살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된다. 그들의 입으로 하고 싶은 말 하고 그들의 손가락으로 쓰고 싶은 댓글 쓰는데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타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고 변명하기도 귀찮다. 그들은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나는 그저 바닷물이 나갔다가 파도를 끊임없이 쉬지 않고 물고 오듯 내 일하며 삶을 즐긴다. 

남들에게 들은 비난들이 기억나지도 않지만, 듣는다고 한들, 내가 받으면 내 비난이 되지만 내가 받지 않으면 나와 무관한 일이라며 나 자신을 훈련하고 습관화한다. 오랜 세월 별 볼 일 없는 몸을 드러내고 선탠하고 바닷가를 거닌 것이 누군가의 시선과 비난에 무관심해지게 훈련할 수 있는 한 방법이었다. 쉽게 말하면 뻔뻔해지면 남의 시선과 말에 연연하지 않게 된다. 

나에게 삶은 꽤 흥미로운 열린 무대다. 내 할 일에 빠져 일하다가 즐기는 방법을 찾아 바다, 산, 들 그리고 낯선 길을 찾아 헤매다 보면 나는 어제와 다른 내가 되어 있다. 자연은 나의 친구이자 스승이고 종교다. 

내가 두고 온, 파도 소리 들어줄 인적이 끊긴 쓸쓸한 바닷가가 떠오르자 가슴이 먹먹해진다.

The sea called me again

When I look at the sea, I become small. When the waves come  with a rough sound from afar, I am lost in old thoughts. When the waves come with white foam and leave, I am also riding the waves and going somewhere.

This summer has been hot. I didn't feel the heat. If I was hot, I went into the sea water and came out. I stood in the sun and dried my wet body. I looked around at the various actions of people around me, and when I got hot, I went back into the water.

I got out of the water and rubbed sand to fit my body and laid down comfortably. Even if I lie down in a bikini on the open beach, no one is paying attention to me. When I hear the sound of waves two or three times, I fall into a sweet deep sleep. I was woken up by my snoring or the sound of children playing. I gazed blankly at the distant sea, then put my neck out in the water and submerged again.

Exposure to the sun makes the skin age faster, but I can't give up suntanning. I sleep, walk, and swim in a bikini repeatedly in the sea. Without even realizing it, I became unconscious of people's eyes. The repetition of feeling like a flying seagull is free as if it is in my own space.

 These actions also affect real life. I'm not conscious of people's eyes. I dress up as I please and live as I please. I don't care what others think of me or blame me. I'll do as I please, and they'll live as they please. What does it have to do with me when they say what they want to say and write with their fingers? I'm too lazy to talk about other people and make excuses. I just work and enjoy my life like the waves are constantly coming in.

Even though I don't remember the criticisms I heard from others, even if I hear that, I don't care. If I care about it, it's mine, but if I don't, care about it, isn't mine. I train myself and make a habit. Simply put, if you become brazen, you will not cling to other people's eyes and words.

Life for me is a pretty exciting open stage. As I wander into the sea, mountains, fields, and unfamiliar roads in search of ways to enjoy myself, I become a different person from yesterday. Nature is my friend, teacher, and religion.

My heart aches when I think of a lonely beach that has no people to listen to the sound of the waves I left behind.

Friday, September 9, 2022

뜻밖의 선물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이따금 자신에게 한다. 

답변을 찾기 위해 책을 읽는다. 한 귀로 듣고 다른 한 귀로 빠져나가는 내 머릿속에 책에서 읽은 지식이 남아있을 리 없다.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마다 기억나지 않는 지식을 표현할 수 없어 불편하다. 굳이 말할 필요도 느끼지 않지만. 

다행히도 요즈음은 색바랜 오래된 사진처럼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구글링하면 볼 수 있다. 그래도 많은 시간을 들여 책을 읽었는데 뭔가는 얻어야 하지 않을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작가의 지혜를 내 생활에 오버랩 시켜 응용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꽤 삶이 재미있고 즐겁다.  

책에 빠져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일생을 후회할 것 같아서 한동안 책과의 거리가 멀어졌었다. 아이들이 크고 난 후 책을 읽으려 했지만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몰라 동네 도서실 북클럽을 기웃거리며 방황했다. 영어로 주절대는 노인들의 독후감을 듣는 것도 짜증이 날 즈음 한국말로 하는 북클럽에 들어갔다. 한국말은 버벅대던 영어로 마지못해 참석하며 축 늘어졌던 나를 짜릿짜릿 쑤셨댔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인지도.’로 시작하는 카뮈 소설 ‘이방인’ 첫 문장이 나를 쳤다. 평생 아파서 병원을 들락거리던 엄마가 곧 죽을 것이라는 불안감은 사형수가 죽을 날을 받아 놓고 기다리듯 늘 가슴 한편에 웅크리고 나를 짓눌렸었다. 유학 시절 엄마의 죽음을 안 것은 돌아가신 지 두 달 후였다. 아픔을 기억하고 표현하기 두려워 파묻어 버리고 모른 채 방황했던 나는 이방인 책에서 굳이 엄마의 죽음을 변명하려 하지 않는 주인공 뫼르소에게 빠졌다. 

카뮈의 단편 ‘손님’에서도 황량한 광야에서 점보다 작은 살인자와 그 살인자를 죽음 아니면 삶으로 인도해야 하는 주인공의 갈등은 하루도 안 되는 동안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들 스스로 옳은 길을 찾으려는 고통의 시간이 왜 그리 몇 갑년이 지난 듯 길게 느껴졌는지? 

북클럽 회원들과 머리 맞대고 책이나 적당히 읽어야지 했다. 하지만, 늪에 빠지듯 책에 빠져든다. 나 혼자라면 그 많은 책 중에 어떤 것을 읽어야 할지 몰라 헤맬 텐데, 북클럽을 이끄는 회장님은 강사를 초대해 읽을 책을 정리 정돈해서 밥상을 차려주는 식이다. 나는 수저를 들고 잘 먹고 건강하게 내일에 몰두하면 된다. 

인생에서 만남은 매우 중요하다.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만남으로 결정된다. 북클럽의 회장님, 서로 주고받고 밀고 당기며 성장하는 회원님들 그리고 강사님들과의 만남은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의 선물이다. 나는 한 달에 한 번 북클럽에서 선물을 풀고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떠 삶에 응용한다. 그리고  또 다른 신세계를 볼 수 있는 다음 달 북클럽을 기다리며 마음을 설렌다.

An unexpected gift

'Who am I? How do I want to live?’ I sometimes ask myself.

I read books to find answers. As I listen with one ear and go out with the other, the knowledge I got in a book cannot remain in my head. I don't have to say it, but I feel uncomfortable because I can't express knowledge that I don't remember whenever I talk to people.

Fortunately, these days, memories that fade like faded old pictures can be seen by Googling. But I spent a lot of time reading a book, so shouldn't I get something from books? I often think deeply about what the authors are trying to say and apply the author's wisdom by overlapping it in my life. Every time that happens, life is quite fun and enjoyable.

I had been away from books for a while because I thought I would regret the rest of my life if I fell in love with books and didn't take good care of my children. After the children grew up, I wanted to read a book, but I didn't know which book to read, so I snooped around the book club of the local library and wandered. When I was getting annoyed by the old people's book reviews talking in English, I joined a Korean-speaking book club. The Korean Book Club is that it gave a thrill to me who had been drooping while reluctantly attending in English.

‘My mother died today. Or maybe it was yesterday.' Camus novel ‘The Stranger’ The first sentence hit me. The anxiety that my mother, who had been in and out of the hospital all her life, would die soon crouched on my chest and weighed on me, as if waiting for the day that a death row inmate would die. It was two months after my mother's death that I learned of her mother's death while studying abroad. I was afraid to remember and express the pain, so I buried it in my mind and wandered. I fell in love with Meursault, the protagonist, who doesn't even try to excuse his mother's death in The Stranger Book.

In Camus' short story 'Guest,' the conflict between a murderer smaller than a dot in the desolate wilderness and the main character who has to lead the killer to death or life occurred in less than a day. But to me, why did the painful time to find the right path on their own felt like several pack years had passed?

I had to put my head together with the book club members and read a book in moderation. However, I fell into a book like a swamp. If I were alone, I wouldn't know which of the many books to read, but the chairman, who leads the book club, invites the instructor to organize the books to read and sets the table. I can eat well and stay healthy and focus on my work

Meetings in life are very important. Human happiness and unhappiness are determined by meeting. Meeting with the president of the book club, members who grow by exchanging, and instructors was an unexpected gift. Once a month, I open a gift in a book club, open my eyes to a new world, and apply it to my life. And I am excited as I wait for the book club next month, where I can see another new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