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23, 2019

그럴듯한 이름

예정 일보다 보름이 지났는데도 나는 아이를 낳지 못했다. 의사가 자연분만하기가 힘들고 더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탯줄이 아이를 감는다고 해서 제왕절개로 낳았다. 그 주에 가장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아이로 태어났다.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며 간호사가 아이 이름이 뭐냐고 물었다. 당황해 남편을 쳐다봤다. 한마디 말 없던 남편이 오래전부터 생각해 둔 이름이 있다며 다인(茶仁), 어때?” 불교와 유교 냄새가 밴듯한 조용한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아이 낳을 예정일이 다가오자 시아버지가 Hoover라는 이름을 지어주셨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후버가 뭐야 너무 오래된 늙은 이름이잖아.”

시아버지 본인 이름은 Harry, 그리고 큰 손녀 이름은 Helen, 장손은 Henry 다음 우리 아들이 Hoover. 시아버지는 H자를 좋아하셨나? 손주들 이름을 H로 통일하시기로 하셨는지 궁금했지만, 시아버지 성의를 무시할 수 없어 미들네임으로 했다. 자라면서 아이는 후버라는 이름을 싫어했다.

남편 형 이름은 식(), 남편 이름은 일(), 남동생 이름은 준(), 여동생 이름은 화() 그리고 막내 이름은 원()으로 모두 외자 이름이다. 집안 동산에 꽃과 뛰어난 인물 그리고 편안함을 심는다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남편은 어릴 적 가끔 들리던 먼 친척 할아버지가 멀쩡한 돌림자를 두고 왜 아이들 이름이 이 모양이냐고 투덜대시던 기억이 난단다.

얼마 전, 아이가 대만과 일본에 들러 한국을 방문했다. 아이를 낳을 때 우리 부부는 시민권자가 아니어서 아이는 이중국적이다. 한국에 가서 잘못되면 군대로 끌려갈 수가 있기 때문에 걱정했다. 영사관에 물어봤지만,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 걸이식이다. 아이는 만약 군대 가게 되면 장교로 잘 있다가 올 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신이 나서 갔다.

이민 생활 바닥을 치고 이제 슬금슬금 여기까지 온 우리 부부는 세상이 편해지고 느긋해져 간다. 아이들에게도 즐거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려고 14살부터 어려운 나라에 봉사를 보냈다. 다녀올 때마다 
엄마 나는 운이 좋아요.” 
세계에서 가장 크고 풍요로운 도시에 남자로 태어나 교육을 받았다는 것이 행운이라며 자신의 처지에 만족했다. 그러니 한국에 가서 병무를 마친다고 해도 결코 나쁜 일만은 아니다.

인천공항 출국 심사 때 나이 든 공항 직원이 아이의 여권을 보더니, 큰소리로 후버하며 웃으면서 도장을 꽝 찍어줬단다.
엄마 나 이제 후버 이름 좋아요.”
부르기 쉽고 마음에 드는 미국 이름 같으면서도 한국 이름 짓기는 쉽지않다.

A plausible name

It's been 15 days since the baby was due. The doctor gave birth to a cesarean section, saying, "It's hard to deliver naturally and if we wait longer, the umbilical cord will wind up the baby." My son was born in the hospital as the heaviest of the week.

The nurse asked me what the baby's name was, saying I had to report her birth. I looked at my husband in embarrassment. What about Dain? I liked the quiet name that smelled like Buddhism and Confucianism.

Of course, when the baby was due, my father-in-law named him Hoover. I didn't like it. "What's Hoover? It's an old name too old.”

My father-in-law's name is Harry, his eldest granddaughter's name is Helen, and eldest grandson's is Henry. My son's name is Hoover. Did  father-in-law like H? Anyway, I was wondering if he decided to unify the names of his grandchildren with H, but I can't ignore father-in-law's sincerity, so Hoover was named middle name. Growing up, the child hated the name Hoover.

My husband name is Il and his older brother's name is Sik, younger brother's name is Jun, younger sister's name is Hwa, and the youngest is Won, all a single-character name. It is said that it is named for planting flower, excellent person and comfort in the garden of the house. My husband remembers that his distant relatives grandfather, who was often visited in his childhood, grumbled about why children name was this shape.

Not long ago, my son visited by Taiwan and Japan and Korea. When giving birth to a child, our couple are not America citizens, so the child is dual citizenship. I was worried because he could be taken to the military if he goes to Korea and went wrong. I asked the consulate, but It's all things to all men. My son went excitedly, saying, "If I go to the army, I'll stay as an officer and come back, so don't worry."

After hitting the bottom of their immigrant lives, our husband and wife, who have come all this way, are becoming more comfortable and relaxed. We also sent my children services to difficult countries at the age of 14 to make children look at the world with joy. Every time they returned, said, "Mom, I'm lucky to be born and educated as a man in the largest and most affluent city in the world," and was satisfied with his situation. So even if you go to Korea and finish your military service, it's not a bad thing.

During the departure screening at Incheon International Airport, an elderly airport employee looked at his passport. He laughed loudly and with a loud voice call him 'Hoover' and stamped his seal. "Mom, I like Hoover's name now."

It's an American name, but it's not easy to make a Korean name that is easy to call and good to listen.

Saturday, March 9, 2019

옆집 여자

화려하게 펴보지도 못하고 시든 꽃봉오리를 간신히 지탱하듯 초췌한 모습으로 옆집 여자가 문을 두드렸다. 나직한 소리로 묻는 그녀의 표정이 심각하다
, 이상한 소리 듣지 못했냐?”

가벼운 걸음걸이로 그림자처럼 건물을 드나드는 그녀는 무척이나 말랐다. 단발머리에 자그마한 예민하고 창백한 얼굴은 근심으로 자잘한 주름이 져 있다처음 내가 이사 왔을 때 불편한 점을 물어보며 도와줄 자세로 가장 먼저 다가온 이웃이다. 사실 난 불편한 점이 별로 없다. 그동안 더 불편한 곳을 전전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지금 환경에 감사하며 즐겁게 산다.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도 않는다. 모르면 구글에 검색하고 여러 번 실수를 반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곤 한다.

이사하고 얼마 안 되어 그녀가 건너편 집 개 짖는 소리를 들었냐고 물었다. 듣기 싫긴 하지만 참을 만하다고 했다. 또 얼마 후 윗집에서 아이가 쿵쿵거리며 뛰는 소리가 나지 않냐고 물었다. 전쟁 전에 지은, 소위 prewar building이라고 해서 계층 간의 소음이 없지만, 작은 소리에도 몹시 민감한 듯 그녀는 지친 모습이다또다시 그녀가 문을 두드렸다. 초조한 얼굴로 드르르 쓱쓱 싹싹 뭔가를 끌고 밀고 당기는 수상한 소리를 듣지 못 했냐고? 물었다. 그녀의 야윈 얼굴을 쳐다봤다. 내가 처음 이사 왔을 때보다 더 마르고 불안한 모습이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조용히 귀 기울였지만, 내 귀엔 전혀 들리지 않는다.

앞집 여자는 오페라 가수다. 아침나절 그녀는 목청 높여 연습한다. 정열적인 그녀와 어쩌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분위기는 고조된다. 높은 톤으로 내가 입은 외출복을 칭찬하는 그녀의 상냥한 목소리는 마치 오페라 무대에서 연기하듯 오르락내리락 음을 탄다.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이끄는 편안하고 푸근한 그녀는 항상 신발을 문밖에 벗어 놓는다. 비 오는 날이면 우산과 장화도 으레 문밖에 널브러져 있다. 나는 주위에 사물이 제자리에 있지 않으면 성격상 시선이 편치 않고 신경이 거슬린다.

어느 날부터인가 그녀의 노랫소리가 멈췄다. 그리고 집 앞에 놓인 신발이 없어졌다. 항상 보이던 것이 없으니 의아했다. 얼마 후 그녀는 한동안 병원 신세를 지고 지팡이를 짚고 나타났다. 신발은 다시 문밖 제자리로 돌아왔다. 지금은 그녀 집 문 앞에 놓인 신발을 보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다.

청각이 너무 예민한 옆집 여자가 나를 찾지 않으면 혹시나 심한 노이로제로 몸져누운 것은 아닌가? 나는 신경 쓰며 옆집 소리에 귀 기울인다. 내 눈에 거슬리던 짓을 계속하는 주위의 사람들이 어느 순간 하던 짓을 멈추면 왜? 하며 의아함을 숨기지 못하는 것은 나만의 습성일까?

The woman next door

The woman next door knocked on the door with a haggard look. Her expression of asking in a low voice is serious. "Sue, didn't you hear anything strange?"

She is very thin and in and out of the building like a shadow with a light walks. Short hair and a small, sensitive, pale face are wrinkled with anxiety.

When I first moved in, she was the first neighbor to ask she would help me. In fact, I don't have much inconvenience. Since I have lived in more inconvenient places, I am grateful for the environment and enjoy living. I don't even ask anyone for help. If I don't know, I can search Google and solve problems by repeatedly making mistakes.

Shortly after moving, she asked if I heard the barking of the dog across the apartment. I don't want to hear it, but it's tolerable. After a while, she asked if I could hear a child banging from upper house. Although there is no noise between floors because of the prewar building, she seems very sensitive to the slightest noise.

She knocks on the door again. "Didn't you hear the strange sound of pulling something?” she asked me. I look at her gaunt face. She looks thinner and more insecure than when I first moved in. I've been alert and listening quietly, but I can't hear at all.

The woman lives in the front house is an opera singer. In the morning, she practices with a high voice. The atmosphere rises when I meet the passionate woman in the elevator. Her sweet voice, praising my fashion in a high tone, rises and falls as if acting on the stage of an opera. A comfortable, warm woman who naturally leads the mood always takes her shoes off front of her door. On rainy days, umbrellas and rain boos are usually scattered outside her door. I feel uncomfortable and irritated when things aren't in place.

One day her singing stopped. And the shoes in front of her house were missing. I was wondering because there was nothing I could see all the time. After a while she appeared with a cane after being hospitalized. The shoes returned to their seats outside the door. The shoes in front of her door now make me feel rather comfortable.

If the woman next door who is too sensitive to hearing doesn't look for me, isn't she lying down with some kind of severe neurosis? I care and listen to the sound next door. Is it my own habit to keep wondering, if people around me stop doing what they do at any moment that has been bothering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