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난 이 사진 좀 봐. 눈이 너무 처졌다.”
“사돈 남 말 하네, 바로 옆에 있는 마누라 눈 처진 건 어쩌고. 이 세상에 나처럼 처진 여자도 있을까?”
“우리 와이프야 자연스럽게 지적으로 쳐졌지.”
눈에 콩 까풀 쓰인 남편이 신문을 보다가 하는 말을 참말인 양 듣고 좋아하는 나나 남편이나 ‘그 나물에 그 밥 아닌가.’
솔직히 말해서 나는 눈이 심하게 처졌다. 이 무너져 내리는 눈꼬리를 끌어 올리기는 해야 하는데 눈을 고치고 나면 눈과 어울리지 않는 납작한 코도 고쳐야 하고, 처진 볼은 어찌하고. 보수공사 할 곳이 한두 군데인가? 엄두가 나지 않아 세월만 보내며 집 앞 뚝방이 무너져 내리기라도 하듯 혼자서 안달복달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눈이 심하게 처졌다. 이 무너져 내리는 눈꼬리를 끌어 올리기는 해야 하는데 눈을 고치고 나면 눈과 어울리지 않는 납작한 코도 고쳐야 하고, 처진 볼은 어찌하고. 보수공사 할 곳이 한두 군데인가? 엄두가 나지 않아 세월만 보내며 집 앞 뚝방이 무너져 내리기라도 하듯 혼자서 안달복달이다.
거울 앞에 앉아 눈꼬리를 위로 올리며 남편에게
“고쳐? 말아?”
“마음대로 해. 비용은 내가 조달할 테니 확 다른 얼굴로 바꾸던지.”
옆에서 듣고 있던 큰 아이가
“엄마 얼굴에 손대지 마. 엄마 얼굴이 어때서. 난 얼굴
고친 여자 싫어요. 엄마가 얼굴 고치면 함께 밥 안 먹을래요.”
“웬 밥은?”
“우리 엄마 같지 않아서 밥맛이 떨어질 것 같아서요.”
오랜만에 서울로 친정 나들이 간 여자가 공항에 마중 나온 성형한 친정엄마를 알아보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알아보지 못한 것은 둘째치고 엄마가 아닌 그냥 아는 아줌마 같은 느낌에 얼굴 쳐다보기가 민망했단다.
오랜만에 서울로 친정 나들이 간 여자가 공항에 마중 나온 성형한 친정엄마를 알아보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알아보지 못한 것은 둘째치고 엄마가 아닌 그냥 아는 아줌마 같은 느낌에 얼굴 쳐다보기가 민망했단다.
“너도 사돈 남 말 한다. 네 걸 프랜드가 성형했으면 어쩔 건데?”
“어릴 적 사진을 봤더니 지금 하고 똑같아요. 난 여자 사귀기 전에 꼭 어릴 적 사진 보여
달래요”
“아이고 우리 아들 잘났네!”
나를 닮아 처진 눈을 더욱 늘어뜨리며 작은 아이가 별일 아닌 일로 소란스럽다는 표정이다.
나를 닮아 처진 눈을 더욱 늘어뜨리며 작은 아이가 별일 아닌 일로 소란스럽다는 표정이다.
“네 걸프랜드는 고치지
않았냐?”
“관심 없어요. 고치고 싶으면 고치는 거지요.”
어릴 적엔 학교에서 타오라는 공부 상이 아닌 코미디 상을 휩쓸며 웃기던 아이가 머리가 컸다고 어찌나 점잖을 떠는지. 무슨 말을 하기가 불편해서야.
일단은 눈이라도 올려야겠다. 운동을 오랫동안 해서 그나마
탄력을 아직은 유지하고 있는 몸과 얼굴이 따로 논다는 남편의 한마디가 고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게 했다. 남편의 말이 진심인지 아닌지 확실치는 않지만.
어디 가서 고쳐야 하지? 성형외과가 너무 많다.
친구 남편이 성형외과 의사인데 남편은 아는 사람에게는 가지 말란다. 무료 봉사가
아닌 돈 받고 아는 사람 집수리해 주면 집에 하자가 생길 때마다 두고두고 욕먹는다며. 성형한 내 얼굴에 하자가
생기면 친구 원망할 거 아니냔다. 더 눈꺼풀이 무너지기 전에 가긴 가야 하는데 어디로 갈고나.